세계일보

검색

[세계와우리] 사드 추가배치가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관련이슈 세계와 우리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2-02-03 23:49:43 수정 : 2022-02-03 23:49: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드 UAE서 첫 실전 발사
文대통령 현지 순방 중 가동
北 미사일 도발로 안보위협
미사일방어체계 확장 시급

지난 1월 1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 간 정상회담이 급작스레 취소되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공습하였기 때문이다.

오스만튀르크의 오랜 지배 아래 있던 예멘은 1911년 영국이 진출하여 남쪽을 정복하면서 분단되었다. 북예멘은 1차 세계대전에 패한 오스만튀르크로부터 1918년 독립하였으나, 승전국 영국으로부터 남예멘이 독립한 것은 1967년 공산 게릴라 세력에 의해서였다. 정치적으로 이질적인 두 체제는 양측 지도자의 합의로 1990년 통일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 없는 통일은 1994년 무력충돌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내전에서 승리한 북예멘은 분리독립을 선언한 남예멘을 무력 흡수하였다.

이신화 고려대 교수·국제정치학

한편, 예멘의 시아파 지도자 후세인 후티는 수니파 북예멘 정부에 대항해 무장투쟁을 벌이다 2004년 사살되었고, 그의 이름을 딴 반군세력은 결속하였다. 2014년 내전이 재발하고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점령하자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UAE와 연합하여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예멘 내전은 지역 국제전 양상을 띠게 되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후티의 공격을 암묵적으로 지원하거나 승인하였다.

2019년 UAE는 사실상 철군하면서 후티와의 직접적 충돌이 없어졌지만, 올 1월 3일 후티가 홍해에서 UAE 국적 화물선을 나포하면서 상황은 급변하였다. 11일 UAE는 예멘 남부의 친정부 민병대가 후티에게 빼앗긴 거점을 탈환하는 데 결정적 지원을 하였다. 그 보복으로 17일 후티는 아부다비를 공격한 것인데, 이 사건은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예멘의 ‘합의통일’은 일단 통일을 선포하고 통합을 이룬다는 이상적 구상에서 비롯되었지만, 정치세력 간 통합, 경제력과 종교적·사회적 차이, 군병력의 통합 등과 관련하여 양측 간 갈등만 증폭시켰다. 이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정치적, 서류상의 합의통일이 얼마나 심각한 혼란과 무력충돌을 초래하나를 곱씹게 하는 타산지석이다.

둘째, 예멘 내전의 장기화는 지역 강국인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 된 것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후티의 17일 공격은 자신들의 후견국 이란과 역내 걸프 왕정국가들의 관계개선 시도를 방해하거나,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은 UAE에 대한 아랍 대중들의 분노를 부추겨 후티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시도였다. 그 보복으로 UAE는 사우디와 연합하여 바로 다음 날 사나를 타격하였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 속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 한국이 ‘망나니 북한’까지 상대해야 하는 복잡한 안보 매트릭스에 전략적 이정표를 제시한다.

셋째, 후티 공격 당시 우리 정부와 방송매체는 문 대통령 일행이 아부다비가 아닌 두바이에 있어 안전하다는 언급만 했지만, 외신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UAE에서 첫 실전 발사되어 후티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본토 이외에 2017년 경북 상주에 배치한 것을 포함하여 총 7개의 사드 포대를 운영 중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와 미국 정부의 추가 대응 조치가 논의되고 있지만, 한·미 연합훈련 재개, 사드 추가 배치 등을 통한 억지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오미크론 확산 와중에 임기 말 대통령 부부가 굳이 중동까지 날아간 이유가 첨단무기 판매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애국적 발로였다면, UAE나 사우디가 왜 우리 무기를 구매하여 방어 및 공격 능력을 높이려 하는지에 대한 숙고도 필요하다. 사드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방어체계 확장은 여당 대통령 후보의 주장처럼 중국 보복을 감수하는 전쟁광의 무책임한 처사도, 안보 포퓰리즘도 아니다. 국민안전과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국가지도자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차기 정부는 지난 5년간 비핵화 정치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종전선언과 같은 신기루를 쫓다가 실패한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공격·방어·보복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계’를 되살리고,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다자안보협력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이신화 고려대 교수·국제정치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