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통행량·보행자 등 정보 수집
사고 등 돌발 상황 신속 대응 가능
응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가동해
멈춤 없이 이동… “골든타임 확보”
8월까지 ITS 구축사업 완료 추진
市 공영주차장 주차난 해소 노력도

세계 최대 여행전문 지침서인 ‘론리 플래닛’이 경북 경주를 올해 가봐야 할 최고 여행지 톱10 도시로 꼽았다. 한국에선 경주가 유일하다. 론리 플래닛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 여행안내서로, 배낭·저예산 여행객들의 필독서로 통한다. 론리 플래닛은 경주를 ‘벽이 없는 박물관’으로 지칭하며 한국 어느 곳보다 많은 고분, 사찰, 암각화, 탑, 궁궐 유적 등 ‘역사로 가득 찬 사랑스러운 도시’라고 소개했다.
론리 플래닛 평가대로 경주시는 수많은 유적과 문화재로 가득한 ‘천년고도’인 동시에 아름다운 경관과 청정한 공기를 자랑한다. 경주시가 이러한 역사·문화·관광도시 이미지에다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을 통한 첨단 스마트도시 구축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경주시는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교통시스템을 구축해 쾌적한 도로 교통환경을 조성하고 시민 안전과 편의를 높이겠다는 밝혔다.
◆전국 최초 ICT 실시간 신호제어시스템 운영
3일 경주시에 따르면 시내 주요 교차로에 스마트 교통관제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 교통관제시스템은 딥러닝 기반의 ‘영상 다중객체 검출 및 추적기반 기술’을 이용해 차로별 차량 통행량과 신호대기 차량 수, 보행자 등 정보를 수집해 신호 등을 통해 교통흐름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교차로 교통상황에 따라 신호체계를 원격으로 실시간 조절하는 ‘교차로 신호등 원격제어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주지역 415개 교차로 교통신호제어기 모두가 경주시교통정보센터와 실시간 연동돼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고와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시는 지난해 4월부터 이러한 스마트 교통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 신호제어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 시스템은 교차로 교통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행량이 많은 차로에 녹색신호를 자동으로 늘려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시는 시범운영 결과를 분석해 올해 안으로 경주 관문인 나정교네거리∼오릉네거리 구간에 시스템을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시는 이밖에 폐쇄회로(CC)TV와 구간 차량 검지기(DSRC-RSE), 영상 검지기(VDS) 등 다양한 첨단장비를 설치해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주요 길목에 설치된 도로전광판(VMS)을 통해 차량 운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화재나 응급환자 발생 등 위급상황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시가 경북도에선 처음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교통정보센터가 소방차나 구급차의 위치를 GPS(위성측위시스템)로 추적해 긴급차량이 멈추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녹색신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경주소방서나 119안전센터 등에서 월 평균 60회 이상 이용하고 있어 비상시 골든타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도심지 일원에서 제한적으로 이용되던 이 시스템은 지난해 말 교차로 신호등 원격제어시스템이 구축됨에 따라 경주 전역에서 적용되고 있다.
시가 2016년 도입한 ‘버스정보시스템’(BIS)은 버스 이용객들에게는 꼭 필요한 설비가 됐다. BIS는 버스에 탑재된 버스단말기(OBE)의 노선 데이터와 GPS를 이용해 버스 운행정보를 수집하고 버스승강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기(BIT)에 버스 도착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광역 BIS 사업을 통해 인근 경북 포항시와 울산시 버스운행정보도 지역 내 버스정보안내기에 제공돼 인접 도시를 오가며 생활하는 시민들에게 상당한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누적된 버스 정보 데이터는 대중교통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공영주차장 정보 실시간 제공으로 주차난 해소
국내 대표 관광도시인 경주는 주말과 휴일에는 극심한 교통정체와 함께 불법주차에 따른 주민과 관광객들 불편이 상당하다.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보행자들의 사고 위험 또한 높은 편이다.
시는 주차장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주요 공영주차장에 주차정보시스템(PIS)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PIS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주차가능 면수를 웹이나 모바일, 도로전광판 등을 통해 알려줘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주차공간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불법 주정차 차량도 PIS 운영 이후 크게 줄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PIS는 노동과 황남 공영주차장 등 6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신경주역과 평생학습가족관에 추가 설치된다.
경주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ITS 구축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횡단보도 내 보행자 안전을 위한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이 대표적인 ITS 연계 사업이다. 바닥에 설치되는 보행신호등은 횡단보도와 차도 구분을 용이하도록 돕는다. 도로 정지선 위반과 과속 정보가 표출돼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도록 유도한다. 보행신호가 적색일 때는 음성경고를 통해 무단횡단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며, 어르신이나 어린이 등이 보행할 때 안전하게 길을 건너갈 수 있도록 녹색신호가 자동으로 연장된다. 이 시스템은 용강동 두산트레지움아파트 정문 앞 횡단보도에 시범설치될 예정이다.
ITS 구축 사업은 올해 8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교통복지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도입과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는 비대면 무정차 주차요금 정산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된 ‘경주시 ITS 2030 지방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천년고도 경주가 ICT가 융합된 미래 첨단 역사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지역 관광산업 성장에 온힘 강변로 조성·야간 조명 설치”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환경을 조성해 관광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낙영(사진) 경북 경주시장은 3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편리한 도로망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통망 확충 성과는 지난해 말 27년 만에 전 구간이 개통된 강변로 조성공사와 지난해 3월 착공한 황금대교 건설공사가 대표적이다.
주 시장은 “지난해 12월 경부고속도로 경주IC(나들목) 진출 후 첫 번째 교량인 나정교와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인근 신라초등학교 앞 첨성로를 잇는 ‘강변로’ 공사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주IC와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을 잇는 최단거리 도로인 만큼 교통을 분산시켜 시민은 물론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황리단길과 대릉원 등 경주 명소를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2 금장교로 불리는 황금대교 건설공사도 시민·관광객의 편의를 높이려는 주 시장 소신이 담겼다. 그는 “지역 내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황성동과 현곡면을 잇는 기존 금장교는 통행량이 몰리며 상습 교통정체로 시민 불편이 컸다”며 “2016년 사업 구상을 시작했지만 400억원이 넘는 큰 사업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다 지난해 3월 황금대교 건설공사를 착공했다”고 말했다.
황금대교가 내년 11월 개통하면 금장교의 교통정체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금장지역과 현곡 푸르지오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 시장은 최근 들어 경주 주요 도로변 야간 경관조명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황성공원 진입로와 공도교, 서천교, 북천산책로 등 4곳에 경관조명이 설치된다. 4곳 모두 이달 착공해 오는 3월에서 6월 사이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투광등과 미디어바, 고보(gobo·그림자)조명을 이용한 상징물 표출, 컬러섀도 등 다양한 조명기법이 적용된다.
황성공원 진입로 700m 전역에는 광섬유 열주등(列柱燈)이 설치돼 예술의 전당과 공원산책로,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올 3월에 완공되는 이 경관조명 사업에는 5억원이 투입된다.
주 시장은 “공도교 240m 전 구간에 컬러 투광등과 미디어바가 설치돼 형산강 수면 위로 빛을 투사해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장대와 수변공원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야간경관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더욱 아름다운 경주의 야경을 뽐낼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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