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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앞두고 집배원들 ‘죽음의 배송’ 강요받아…인력 증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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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25 18:00:00 수정 : 2022-01-25 17: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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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우체국본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지난주 집배원 2명 숨져…격무 시달리다 사망
택배노조 파업 등으로 물량 증가…증원해야” 주장
우본 “고인 사망, 업무 관련성 낮은 것으로 파악
집배 보조인력 채용 등으로 업무 지원 중” 해명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조합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 방치하는 우정사업본부 규탄 대정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늘어난 배달 물량과 장기화하는 ‘택배노조 파업’으로 인해 집배원들의 노동 강도가 가중되고 있다며 인력 증원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배달 인력 증원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우정사업본부(우본) 설 명절 특별소통기간”이라며 “올해 예상물량은 지난해 명절보다 21%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택배노조 파업으로 인한 택배 물량 전가, 코로나19로 인한 택배 증가로 집배원들은 키 높이만큼 이륜차에 짐을 싣고 위험한 곡예 배송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주 집배원 2명 사망… 노조 “격무 시달리다 돌아가시게 된 것”, 우본 “업무 관련성 낮아”

 

전국민주우체국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2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지난 18일에는 서인천우체국 소속 50대 집배원 A씨가 집 안에서 쓰러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으며, 지난 21일에는 대구성서우체국 소속 40대 집배원 B씨가 출근하지 못하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노조는 “두 명 모두 건강하고 성실한 집배원이었다”면서 “(A씨와 B씨 모두) 전형적인 과로사 형태로 격무에 시달리다 갑작스러운 뇌심혈관계질환으로 돌아가시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우본은 A씨와 B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관련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본은 이날 내놓은 설명자료에서 “최근 집배원의 연이은 사망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고인들의 사망과 관련해 두 분 모두 출근 전에 자택에서 수면 중에 일어난 사고로 근무시간은 주 평균 41∼43시간으로 업무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본은 올해 설 명절 특별소통기간 예상물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선 특별소통기간이 지난해(10일)보다 2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24일 오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서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 관계자들이 우정사업본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 “명절 특별소통기간 계획 전면 재정비 및 배달 인력 증원 등 필요”

 

노조는 특별소통기간 집배원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만큼, 정부가 인력 증원과 특별소통기 계획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우본의 명절 소통기 계획은 배송 완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집배원들은 죽음의 배송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물량조절 없이 일몰 전 귀국하라는 명령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대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달인력 증원 중심의 우본 특별소통기 계획 수립 △접수중지 지역 대폭 확대 △우본 특별소통기 계획 전면 재정비 △택배업계의 사회적 합의 이행 철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조는 “우본의 설날 소통기 단기 인력 사전확보는 우편물 구분 인력 중심의 계획이어서 배달을 하는 집배원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다”면서 “(우편물) 구분 인력이 증원되는 만큼 배달인력도 증원되어서 실질적인 과중 물량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파업 여파로 인해 우체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물량에 대해선 배달역량을 초과하는 부분은 접수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배달역량을 초과하는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현재 약 22개 우체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접수중지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조합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 방치하는 우정사업본부 규탄 대정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우본 “우편물 접수 제한기간 운영 등으로 업무 지원 중…집배원 안전 최우선 조치”

 

이 같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우본은 우편물 접수 제한기간 운영과 집배 보조인력 등 단기 인력 채용으로 이미 업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본은 “코로나19, 설 특별소통 등으로 인한 물량 증가에 따른 집배원의 업무부담 완화를 위해 출국 시 기상 상황에 맞춰 배달 가능한 물량만 적재하도록 하고, 일몰 전 배달업무 종료 및 귀국 조치를 하는 등 집배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우본은 택배노조 파업 영향과 관련해선 “택배노조 파업에 따른 물량은 물류지원단이 자체 계획에 따라 대체인력 및 차량 등을 투입해 해소하고 있으며, 필요 시 계약소포 접수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본에 따르면 CJ택배노조 파업 이후 우체국창구에서 접수되는 창구소포는 정상적으로 접수하고 있으나, 배달 물량이 증가한 성남우체국 등 27개 관서로 가는 계약소포에 대해서는 접수가 제한되고 있다. 우본은 “일일 물량 예측을 통해 소포 물량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계약소포 접수마감 시각을 조정하는 등 집배원의 업무가 과중되지 않도록 소포 물량 분산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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