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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택배파업 4주째… “내 물건 언제 받나” 시민들 발 동동

입력 : 2022-01-24 20:28:23 수정 : 2022-01-24 21: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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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두고 택배대란 현실화 우려

파업 장기화에 피해 사례 잇따라
우체국소속 기사도 단식농성 돌입
비노조 “勞, 대체인력 투입 막아”
시민단체 “당국, 해결논의 나서야”
24일 서울의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분류 작업자들이 택배를 옮기고 있다. 뉴스1

경기 안성에 사는 학부모 A씨는 택배 파업 여파로 2주 전 주문한 딸의 문제집을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차도 없고 가까운 곳에 서점도 없는데 방학이 다 끝나고야 오게 생겼다”면서 “택배 기사님들이 힘드신 것도 알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해해 보려 했지만 기간도 길어지고 벌써 네 번째 파업이라니 너무하단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이 4주째에 접어든 24일 ‘설 택배대란’ 현실화 우려와 비노조원·이용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CJ택배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6월 이뤄진 ‘택배 기사 과로방지대책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이에 따라 인상한 택배요금 인상분을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반면 사측은 사회적 합의를 준수하고 있고, 택배요금 인상분 절반을 택배 기사들이 받는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고객들의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세종에 살고 있는 B씨는 “물건을 살 때 택배비를 추가로 내더라도 다른 택배사로 보내 달라고 하고 있는데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아 묶여 있는 물건이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다른 사람의 재산을 볼모로 자기네 이익을 주장하려는 파업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C씨는 “이번 파업으로 택배사를 바꾸려고 전부 알아봤지만 단가가 훨씬 높거나 소량이면 신규 업체를 받아주지 않는 곳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4일 오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서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 관계자들이 우정사업본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소속 택배노동자 70여명도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무기한 노숙·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지난 19일 택배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우체국본부 지역본부장 등 15명에게 계약해지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우정사업본부가 택배노동자들에게 분류작업에 따른 비용을 지급하고, 단식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보낸 계약 해지 통보를 철회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노조원과 비노조원 사이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 소속 기사 110명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모여 “노조가 국민 물건을 볼모로 잡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현재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고객사 이탈로 집화·배송 물량이 감소해 기사들의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울산·분당 등 일부 강성노조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택배를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대체 인원을 투입해 배송하려 해도 노조가 물건을 불법 점유하며 내어주지 않아 배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합의 이행과 설 택배 대란을 막기 위한 종교·시민 사회단체 기자회견장 모습. 연합뉴스

한편 참여연대를 비롯해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전국목정평 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60여개 종교·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관계 확인에 기반을 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갈등의 신속한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사회 각계가 참여해 노사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관계 검증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지혜·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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