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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등재 막으려다… 日 사도광산 ‘자승자박’

입력 : 2022-01-21 06:00:00 수정 : 2022-01-20 21: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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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國 있으면 불가’ 규정에 발목
韓 “강제노역 현장” 반발 등 고려
日정부, 세계유산 추천 보류 가닥
우리 정부 “관련동향 예의주시”

일본 정부가 니가타현 사도광산(사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 추천을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의 현장’이라는 우리 정부의 강한 문제 제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유산 등재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반복한 거짓말과 어깃장이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문화청 문화심의회에서 세계유산 후보로 선정한 사도광산 추천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정 중”이라며 “한국 반발 등으로 (계획했던) 내년 등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세계기록유산 등재 방식을 바꾸며 일본 정부가 취한 태도가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유네스코는 세계기록유산 심사에서 관련국의 이의 제기가 가능하도록 하고, (관련국 합의에 따른) 결론이 나올 때까지 등재할 수 없는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며 “이 제도는 (일본군이 저지른 학살을 증언하는) 난징대학살 문건이 (2015년에) 등재된 것에 반발한 일본 정부가 주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이번은 일본이 바뀐 처지가 되어, 한국이 반발하는 중에 추천하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외무성 내부 판단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난징대학살 문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고, 한·중·일 민간단체가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추진하자, 기록물에 대한 회원국 정부의 이의제기가 있으면 등재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규정 변경을 주도했다. 사도유산은 세계기록유산과 범주가 다른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지만 한국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할 경우 ‘이중 기준’ 비판이 예상됐다.

일본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탄광.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시마(‘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거짓말과 유네스코의 유감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한 뒤에 등재가 되었지만 일본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유네스코는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런 경험은 사도광산을 에도 시대 유산으로 한정해도 등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가 되었을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추천 보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해도 보수파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어떤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릴지 주목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논전(論戰)을 피하는 형식으로 신청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 “일본의 명예에 관한 문제”라며 등재 추진을 주문했고,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보수단결의 모임’은 추천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지난 18일 채택했다.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도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구열·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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