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코로나 여파에 구인난 심화… 美서 ‘주4일 근무제’ 논의 탄력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11-18 15:22:11 수정 : 2021-11-18 15:22: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마크 타카노 의원, 주 32시간 근무 법안 발의
코로나19가 ‘주4일 근무제’ 시행을 앞당길 수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서 구인난이 심화해 ‘주4일 근무제’ 논의가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CNN은 코로나19가 주4일 근무제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소매업종 중심으로 월간 퇴사 규모가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430만, 440만 명을 기록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근로자들을 붙잡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각종 복지 혜택을 새로 만들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주4일 근무제는 이 같은 인력난을 타개할 해법으로 꼽힌다.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최근 직장을 그만둔 미국 청년(22~35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2%의 응답자가 ‘주4일 근무를 제안받았다면 직장을 계속 다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임금 인상’(43%)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가 많은 선택지였다. 또한 응답자의 80%가 주4일 근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0% 중 17%는 찬반을 보류한다고 답했고, 3%만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주4일 근무제 관련한 입법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마크 타카노 캘리포니아주 하원 의원은 지난 7월 주당 근무시간을 현행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타카노 의원은 “기존 규범들이 코로나19 이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룻밤 사이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노동 시간 단축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생산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4일 근무제로 노동 시간이 줄더라도 생산성을 높이면 임금 삭감의 여지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당시 MS는 일본 지사에서 한 달 동안 임금은 유지한 채 금요일에 직원들을 쉬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근무시간을 20% 줄이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생산성이 40% 향상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미국 뉴욕 지하철 모습. 뉴욕=AP연합뉴스

주당 근무시간은 유지한 채 주4일 근무만 시행하는 기업도 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엘리펀트벤처스는 지난해 8월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일일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설정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도입했지만, 워낙 호응이 좋아 영구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에 “2030년이 되면 주당 15시간만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요일과 화요일만 출근하고 나머지 5일을 쉰다는 뜻인데, 2030년까지 10년도 안 남은 지금 생각해도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전문가들은 주4일 근무제가 아직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리는 이유가 기업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아서라고 진단한다. 생산성이 유지되더라도 더 적은 노동 시간에 동일 임금을 주는 데 성급히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피터 카펠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일일 근로시간을 10시간으로 해서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지 않더라도 그 같은 업무 방식으로 이익을 보는 고용주는 적다”며 “간호사처럼 집중적으로 환자를 오래 돌봐야 하는 교대 근무 직군만 일일 10시간 근무의 효용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