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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문제 충돌 후폭풍… “美,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

입력 : 2021-11-17 19:03:44 수정 : 2021-11-17 21: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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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화상 정상회담 이후

WP “바이든·내각 인사 불참” 보도
전면 불참 대신 절충안 선택 분석

核통제·에너지 분야엔 타협 여지
SCMP “美, 中에 비축유 방출 요청”
양국 인적 교류도 활성화할 전망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루스벨트 룸에서 화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대만 문제와 중국의 인권 문제를 두고 견해차만 확인한 미·중 화상 정상회담 이후 G2(주요 2개국) 간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는 흐름이다. 다만 핵무기 통제나 에너지 대란 해결 등 상호 타협의 여지가 있는 분야에선 대화를 통한 협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회담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선수단은 베이징에 가겠지만 미 행정부의 고위인사 등 사절단은 거기에 없을 것이란 의미다. 미국은 올여름 도쿄 하계올림픽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정부 사절단장으로 보낸 바 있다.

 

WP 칼럼리스트 조시 로긴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내각 인사 모두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 방안을 백악관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에 경고를 보내는 의미에서다. 행정부 소식통은 외교적 보이콧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식 권고했고 조만간 승인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거치며 올림픽 전면 불참보다는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면 불참에 따른 후폭풍을 피하는 대신 견제는 유지하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방문을 마치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대표단이고, 내가 처리했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인프라 지원법 홍보 연설에선 “미국에 대항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고 말해 중국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우드스톡의 페미게와셋강 NH175 철교에서 인프라법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우드스톡=AP뉴시스

전략무기와 에너지 분야에선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접촉이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1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두 정상이 핵과 같은 전략적 무기로 인한 핵전쟁의 위협을 줄이는 전략적 안정에 관한 논의를 진척시키기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과 유사한 조약이 미·중 간에도 논의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또 정상회담을 계기로 치솟는 국제 원유가 안정을 위해 중국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왕융중 연구원은 “미·중이 비축유 방출에 협력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러시아에 원유 생산을 늘리도록 압박을 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적 교류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중국 언론인들에게 1년짜리 복수비자를 발급하기로 했으며, 중국도 미국의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언론인을 동등하게 대우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대만 문제에 관해선 약간의 혼선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지원법 홍보 연설 말미에 “(대만은) 독립적”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을 선언한 바로 다음날 대만 독립 지지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는다”며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상회담 당일에도 양안(중국·대만) 간에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 군용기 8대가 대만방공식별구역(AIDZ)에 진입해 대만군이 초계기 파견, 무선 퇴거 요구, 지상 방공미사일 추적 등으로 대응했다. 미국군과 일본 해상보안청은 같은 날 남중국해에서 미·일동맹 억지력·대처 능력 강화를 목표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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