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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명예교수, 윤동주·이육사·한용운 저항시인 서평 눈길

입력 : 2021-11-13 01:00:00 수정 : 2021-11-12 15: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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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항시인 시집에 대한 서평. 문병란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제공

구순을 넘은 일본 명예교수가 자국의 서평 전문지에 한국 저항시인 시집에 대한 서평을 게재 눈길이다.

 

12일 문병란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리명한 대표)에 따르면 와타나베 스미코(91·渡邊澄子) 다이토분카대학 명예교수는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조선 시인 독립과 저항의 노래’ 시집에 대한 서평을 게재했다. 해당 시집은 문병란 시인이 평가한 조선의 저항 시인들의 주요 작품을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편역한 것으로 지난 9월 일본에서 출간됐다.

 

윤동주, 이육사, 한용운, 이상화, 심훈, 조명희 등 시인의 주요 작품을 10편씩 게재했다. 각 시인의 생애와 활동도 간략하게 정리했다. 일본의 제1세대 문학 연구자인 와타나베 교수는 일본 서평 전문지인 '슈칸도쿠쇼진(주간독서인)’ 3415호(11월 12일 발행)에 ‘민족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일본의 30년대를 살며 투쟁한 저항 시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이 시집에 대한 서평을 게재했다.

 

와타나베 교수는 ‘집단 자위권’ 반대론자들의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거부를 사례로 들어 현 일본 정부를 비판하며 “위기 상황인 작금, 본서의 간행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와타나베 교수는 총독부의 감시와 탄압,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항거하는 조국 해방·민족독립운동 전개, 창씨개명과 조선어 사용금지 등 시인 6인이 살았던 식민지 조선의 아픔을 하나씩 다시 상기시켰다. 

 

이어 시집의 시인 6명 중 3명이 옥사하거나 형을 받아 목숨을 잃을 사실을 언급하며, 죽음을 각오한 시인들의 저항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총독부의 탄압과 감시 하의 은유적으로 표현한 식민지 조선 민중의 고뇌의 깊이를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와타나베 교수는 “지면의 한계로 시 전체를 인용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며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의 초구·결구인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부분은 꼭 인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시집을 편역한 김정훈 교수는 문병란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민족 저항 시인 및 관련 연구를 일본인, 중국인 연구자와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광주=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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