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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동향] 부동산 투자 시 기후변화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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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4 23:11:36 수정 : 2021-11-04 23: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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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규제 준수여부 영향 미처
에너지 효율 낮은 건물은 외면
기후변화 심화 따라 비용 증가
자산 가치 변화 흐름 살펴봐야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의외로 건물이다. 세계적으로 도시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유엔에 따르면 건물은 에너지 배출 총량의 40%, 물 소비의 25%, 자원 사용의 40%, 전기 사용 총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가 많은 만큼 탄소 배출 역시 전체 배출량의 28%에 달한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자산군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관투자가나 운용사 대부분이 심사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아 부동산 투자에 ESG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초기단계이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 공무원연금기금(APB),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 글로벌 주요 연기금은 부동산 투자 시 ESG기준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지현영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변호사

연기금뿐만 아니라 민간 투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ESG전략을 사용하는 부동산운용사가 30개에서 108개로, 리츠의 자산규모는 244억달러에서 2274억달러로 급증했다. 미국의 부동산 회사들은 2030년까지 ESG 목표 일정을 잡아 놓고 있기에 향후 10년은 ESG 트렌드가 강하게 전개될 것이다.

부동산의 경우 ESG 요소 중에서 에너지 효율, 자원 소모량 등 환경(E)에 비중을 두고 있다. 배출량 관리의 관점을 넘어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물은 기후변화의 심화에 따라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이상기후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될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이 해안가에 가까이 있는 경우 홍수, 태풍,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물리적 리스크의 증가 외에도 미국, 영국 등에서 비환경적 건물에 대한 패널티를 도입하거나 준비하고 있어 간접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08년 건물 에너지성능 인증제도를 도입해 2018년 4월부터 최소 에너지 기준을 획득하지 못하면 임대가 제한되고, 미국의 경우 뉴욕시를 필두로 빌딩에 이산화탄소 배출 징벌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재난 피해가 심한 지역의 경우에는 인구의 이주에 따른 자산가치의 하락 리스크도 예견되고 있다. 결국 여러 모로 ESG 규제를 준수하고 기후 리스크가 낮은 부동산의 경우 자산가치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환경에 관한 한 부동산 업계의 인증제도는 비교적 잘 정량화돼 있다. 이미 미국그린빌딩위원회(USGBC)와 같은 건축물 인증제도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증을 갖추지 못한 건물은 기업의 선택을 받지 못하거나 부동산 투자에서 배제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부동산 ESG 평가기관인 GRESB는 환경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도 포괄해 부동산 분야에서 대표적인 벤치마크를 제공한다. GRESB는 매년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평가·발표하고 총 4조1000억달러 자산에 대한 ESG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뢰도가 매우 높다. GRESB 평가항목은 조직의 전략 및 리더십 관리, 이해관계자 참여방식, 위험관리 등을 포함한 ‘관리구성요소’(Management), 에너지 소비, 온실가스 배출, 물과 폐기물 소비 등을 측정하는 ‘성능구성요소’(Performance), 건물 설계, 리노베이션 등 ES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을 측정하는 ‘개발구성요소’(Development)로 구성돼 있으며, E, S, G의 지표들이 각 구성요소에 혼재돼 있다.

우리의 경우도 GRESB를 비롯한 건물 관련 ESG 벤치마크에 대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기후변화가 야기할 부동산별 리스크를 파악해 투자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고, 부동산운용사 및 건설사는 친환경 경영을 위한 노력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제고, 탄소배출 감소를 이뤄내야 한다. 부동산 시장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현영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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