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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일자리, 초고령사회 새로운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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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4 23:10:44 수정 : 2021-11-04 23: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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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2025년에는 노인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하여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일자리는 새로운 각도에서 그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생애 중 주된 일자리의 은퇴 연령이 49.3세인 데 반해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게 되는 실질 은퇴 연령은 72.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4.6세보다 높다. 주된 일자리 은퇴 후에도 노년기의 부족한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그리고 보다 보람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노인들이 많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희망 월평균 근로소득은 50만원 미만, 희망 근로시간은 월 40~50시간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현 고령층이 미니잡(mini-job) 형태의 단기근로를 선호함을 의미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이러한 선호를 반영하여 시작된 노인일자리 사업은 올해 82만개, 2022년에는 84만50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당초 국정 목표였던 80만개를 올해 말 초과달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일자리 확충에도 불구하고, 노인일자리 참여수요는 그보다 더 많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참여 대기자 수는 2017년 3만9000명에서 2019년 5만7000명, 2021년 10월 기준 11만명 수준까지 늘었다.

노인에게 일자리는 단순히 소득에 대한 지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총의료비 지출이 1인당 연간 54만6000원 감소하였다. 참여자들은 사회활동의 기회를 얻음으로써 건강이 개선되고 우울감이 감소하며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한평생 자녀들을 키우고 부모를 부양하며 손자들을 돌보았으나,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면서 비로소 첫 월급을 받아본다”는 참여 노인의 상기된 목소리에서, 노인일자리가 단순히 경제적 도움뿐만 아니라 자아실현, 관계 형성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020년부터 65세 이상 노인 인구로 본격 진입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노인일자리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 노년 세대보다 학력이 높으며 건강한 편으로 평가된다. 보다 높은 인적자본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에 적합한 일자리 발굴을 위해 정부는 역량을 기준으로 참여자를 선발하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와 민간일자리에 대한 노인 고용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보건복지부, 근로복지공단과 우정사업본부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노인 인력을 활용한 대민 공공서비스 영역을 확대하였다. 노인에게 기업 내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시니어인턴십 사업도 확대하였다. 아울러 노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직종에서 기업을 설립하고 다수 노인을 고용하는 고령자친화기업을 48개소 선정하여 사업비를 지원하였다.

정부는 급격한 노인 인구 증가에 발맞추어 노인일자리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 빈곤 문제를 개선하고 고령층의 사회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불과 1년 사이에 붙여진 ‘노인’이라는 꼬리표가 어색한 퇴직자들이 시니어인턴십제도를 통해 재취업하고 기뻐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초고령사회의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나갈 노인세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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