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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식의경영혁신] ‘청정에너지’ 수소산업 활성화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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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8 22:49:55 수정 : 2021-10-28 22: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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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료전지 외 저장·운송 경쟁력 낮아
기업·정부 공격적 투자… 신규수요 창출해야

지난달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이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현대자동차, SK, 포스코가 공동의장을 맡고 총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이 협의체는 회원사 간 수소 사업 협력을 도모하고, 글로벌 투자를 공동 유치하는 등 수소 산업의 성장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회원사들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판매, 활용 등 수소 공급망 전체 구축을 위해서 협업할 계획이다. SK와 롯데는 부생수소 생산 합작사를 공동 설립할 예정이고, GS 칼텍스와 가스공사는 액화수소 플랜트를, 현대차와 GS 칼텍스는 수소충전소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수소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수소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깨끗한 에너지로서 액체나 고압 기체로 저장할 수 있고 운송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자연환경 조건에 따라 전기 생산량이 변동하는 단점이 있는데, 남는 전기를 수소로 저장하게 되면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런 수소의 에너지 저장기능에 주목하고 수소가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세계수소위원회에 의하면 2021년 현재 전 세계 30여 국가에서 220여 개의 수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50년에 글로벌 수소 시장이 3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고,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이보다 4∼5배나 더 크게 1경4000조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글로벌 수소시장에서 우리 기업은 연료전지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가지고 있고,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는 두산퓨얼셀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린 수소의 생산과 저장 및 운송의 영역에서는 국내기업의 경쟁력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 수소충전소와 수소발전소는 정부의 의욕적인 증설 계획에도 건설 부지 근처의 주민이 안전을 이유로 반대해 설치가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산업의 공급망을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특히 지금처럼 글로벌 수소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 국가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고 재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돼야 한다. 정부는 공공 조달을 통해서 초기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지만, 이는 마중물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청정에너지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는 수소를 선택하지 않는다. 수소가 안전성, 가격, 접근성, 성능에서 다른 대체에너지보다 뛰어나게 인식돼야 한다. 전기차 시장 세계 1위인 테슬라는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품격, 고성능, 최첨단 정보기술(IT)을 갖춘 스포츠카로 소비자를 매료시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수소모빌리티와 수소발전도 마찬가지이다. 수소 공급망 구축과 육성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신규 수요 창출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허대식 연세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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