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백두대간이 품은 함양서 즐기는 짜릿한 짚라인·모노레일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9-25 17:00:00 수정 : 2021-09-25 15:43: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대봉산 모노레일 타고 올라 짚라인으로 아찔한 하강/산삼·항노화엑스포 열리는 상림공원 천년숲 장관

 

대봉스카이랜드 짚라인

가느다란 로프 하나에 몸을 의지한다. 그 이상의 안전장치나 동력은 없고 오로지 맨 몸을 던져야 한다. 해발 고도 1228m. 경남 함양 대봉산 정상 짚라인 출발지점에 서는 순간 발아래 펼쳐진 풍경이 아찔하다. 서서히 밀려오는 공포감. 그냥 포기할까. 아니다. 사내가 큰맘 먹고 올라왔는데. 두 눈 한번 질끈 감았다 뜨고 힘차게 허공으로 뛰어든다.

 

#국내 최장 집라인 타고 짜릿하게 즐기는 대봉산

 

함양 대봉산(1252m)은 북쪽에서 남쪽의 읍내를 끌어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대봉이라는 이름도 큰 새(봉황)가 알을 품는 것처럼 큰 인물이 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벼슬을 마친 선비가 갓을 벗어 걸어둔 산’이라는 의미의 괘관산(掛冠山)으로 불리다 2009년 대봉산으로 이름을 바로잡았다. 대봉산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는 월암천을 따라 읍내로 모인다. 그 물줄기를 거슬러 차로 20여분을 올라가면 대봉산 일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봉산은 높게 솟은 봉우리들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지만, 산세가 험난해 등산이 쉽지 않다. 하지만 함양군은 이를 장점으로 살려 모노레일과 집라인을 탈 수 있는 ‘대봉스카이랜드’를 만들었다. 계곡을 따라 정교하게 설치된 모노레일은 비탈길을 비집고 정상까지 단숨에 올라간다. 하지만 그 높이가 워낙 높아 정상까지 오르려면 꼬박 30여분이나 걸린다. 해발 650m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은 1228m 정상 지점까지 이어진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험난한 산세들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모노레일을 타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사뭇 아찔하다. 산등성이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놓인 레일이 마치 만리장성을 보는 듯하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방법은 두 가지. 모노레일을 다시 탑승하면 올라왔던 반대편 자락을 타고 굽이굽이 내려가는데 30여분이 걸린다. 반면 짚라인을 타면 20여분 만에 좀더 빠르게 하산할 수 있다. 대신 극강의 공포감을 감당해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긴 짚라인으로 무려 3.93㎞에 달하기 때문이다. 총 5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고 대봉산 계곡의 동쪽과 서쪽을 오가며 빠르게 질주한다. 짚라인 높이가 워낙 높고 길이가 긴 탓에 공포스러울 정도로 스릴이 넘치지만 짚라인을 타야만 보이는 경이로운 절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대봉산 서쪽 계곡에는 ‘대봉산휴양밸리’가 있다. 함양에는 관광객이 머물 숙박시설이 마땅치 않은데, 휴양밸리는 전문적인 캠핑시설이 마련돼 있다.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캠핑이 유행하고 있지만 캠핑시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대봉산휴양밸리는 함양군이 개발하고 관리하는 덕에 시설관리가 우수한 편이다. 캠핑이 망설여진다면 다양한 형태의 ‘숲속의 집’이나 ‘대봉사나래관’에서 머무는 것도 만족스럽다.

 

상림공원

#산이 주는 또 다른 선물, 산양삼

 

백두대간 자락의 작은 도시인 함양은 인구 4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경남에서는 의령(약 2만5000명)과 산청(약 3만5000명) 다음으로 적다. 이런 소도시가 지난 1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천 년의 산삼, 생명 연장의 꿈’을 주제로 ‘산삼항노화엑스포’를 개최 중이다. 작은 산골 도시가 엑스포를 개최하게 된 것은 산에 씨나 묘삼을 뿌려 재배하는 ‘산양삼’(山養蔘) 덕분이다. 산양삼은 재배를 한다는 점에서 장뇌삼과 비슷하지만, 인공적인 장치 없이 산에 종자를 심어 키운다는 점에서 자연산에 더 가깝다. 별도의 비료나 농약도 쓰지 않고 산이 뜻하는 대로 자라게 재배한다.

 

상림공원

함양은 예로부터 약효가 뛰어난 산삼과 산약초가 많이 자생하던 지역이다. 거친 산에는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산약초가 자라기에 충족한 환경을 지녔다. 원래 국내 삼 재배 산업은 강원도가 주도했는데, 2003년 함양군이 뛰어들면서 판세가 뒤바뀌었다. 이곳의 산양삼 재배 면적은 730만㎡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달한다.

 

엑스포에서는 산양삼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현장에는 140여개 기업이 참가한 산삼항노화산업교류관과 약용식물관, 산삼테마전시장 등이 마련돼 있다. 체험존에서는 직접 산삼을 캐 보는 것부터 산삼이 첨가된 떡, 커피 등을 맛볼 수 있다. 함양군은 애초 엑스포를 지난해에 개최하려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해 연기됐다. 함양군이 엑스포에서 목표로 한 관광객 유치는 최대 130만명. 더불어 엑스포 개최로 1246억원의 생산유발과 1620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림공원

엑스포가 열리는 제1전시장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림공원에 있다. 이곳은 1100여년 전 함양의 태수였던 고운 최치원이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한 최초의 인공림이다. 20여종의 나무가 1.6㎞의 둑을 따라 서 있는데, 천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엑스포 기간 공원을 따라 심어진 꽃과 조형물들은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함양을 여행하려면 차를 가져가는 것이 필수. 차를 끌고 간 김에 지안재와 오도재에도 들려보자. 지리산으로 향하는 고갯길로 S자 곡선의 구불구불한 길이 길게 이어져 산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장관과 함께 어느 광고나 영화에서 본 듯한 익숙한 구간들도 눈에 들어온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