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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20대 女공무원 “동두천시청서 칼쟁이 된 듯, 벌벌 떨려” VS 동료 “범인 특정한 적 없다”

입력 : 2021-09-19 15:00:00 수정 : 2021-09-22 13: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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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청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공무원 A씨 극단선택 논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 동두천시청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공무원이 직장 내에서 절도범으로 몰려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전해진 가운데, 가방 손괴 피해자인 동료는 “범인을 특정해 경찰에 신고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1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우리 공무원 딸이 ○○(극단적 선택)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동두천시청에 근무하던 우리 딸 팀원의 가방이 칼로 손괴됐는데,  그 가방 주인이 우리 딸이 범인이라며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딸은)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압박감과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살던 집 15층에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18일 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7시쯤 양주의 한 아파트 현관 인근에서 쓰러져 있는 A(29)씨를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이 확인해 보니 A씨가 스스로 아파트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폐쇠회로(CC)TV에 잡혔다. 아파트 15층에서는 A씨의 휴대전화 등 유품이 발견됐지만 유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방 손괴 사건 당일 점심시간 사무실을 지키는 당번을 맡았다. 그런데 점심을 마치고 돌아온 직장 동료 B씨는 가방이 칼로 찢겨 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재차 부인했지만, 시청 사무실 내 CCTV가 없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 및 단서는 없었다고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 갈무리.

 

글쓴이는 “(숨진 A가) 동생에게 ‘자기가 안 했다’고 억울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고 한다”면서 A씨가 생전 동생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진짜 사무실에 나 혼자 있었는데 왜 문을 열고 닫았냐고 한다. 그거 누가 의식하냐. 손 떨린다”라고 했다. 이에 동생이 “언니가 그랬냐”라고 물었고, A씨는 “아니, 내가 왜 해. 진짜 어이없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A씨는 “과장도 나 불러서 회의한다고 하고, 너무 슬프다. 난 그게 점심시간에 이뤄진 게 맞는지(궁금하다)”라고 사건에 의문을 제기했다. 동생이 괜찮다고 위로하자, A씨는 “분위기가 안 그렇다. 시청에서 나 ‘칼쟁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벌벌 떨린다”고 했다.

 

글쓴이는 딸의 직장 동료이자 가방 손괴 사건 피해자인 B씨가 딸 A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며 관련 글도 공유했다.

 

이 글에서 여성은 “어떤 미친 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그 뒤에 하는 행동들이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들고 억울하게 만든다”라고 했다.

 

이어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 할 뿐이다”라며 “다들 니가 한 짓인 거, 사이코패스라는 거, 네가 섬뜩하다는 거 다 알고 있다”라고 했다.

 

A씨는 B씨의 신고 후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 15일 동두천경찰서로부터 피의자 전환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에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다음날 오전 경기 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 15층에서 추락했다.

 

A씨 유족은 “어제 근무하다 우리 딸이 영안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우리 딸은 차가운 냉동실에 안치돼 있었다”며 “우리 딸의 억울함을 풀어줄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된 후, A씨의 직장 동료 B씨는 “사무실 내에는 CCTV가 없지만, 복도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잠시 방문한 민원인 할머니를 제외하고 A씨 밖에 없었다”면서 “자리를 비운 사이 가방이 칼로 찢겨 있어 충격받았고,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본인 역시 괴로운 상황임을 전했다.

 

이어 “A씨를 지목해 경찰 고소를 한 것은 아니”라면서 “(사건 발생 이후) 며칠 숙고 후 범인을 밝혀달라고 수사 의뢰했던 것”이라고 했다.

 

B씨는 “팀원 전체가 A씨를 일방적으로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오히려 A씨 편에서 격려해 준 팀원들도 많았다”고 반박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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