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답변 태도로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박 장관은 “장관 신분에 맞게 행동하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우리 아이가 쓰는 표현 중에 ‘반사’라는 표현이 있다”고 받아쳤다.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권 의원은 박 장관이 2015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취재원 보호법‘을 발의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민주당이 이제 와서 자신들에 대한 ‘가짜뉴스다’, ‘비판이 정당하지 못하다’라고 해명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여당이 국내·외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박 장관은 “2015년에 그 뉴스에 근거해서 박근혜정부가 적절한 대처를 세웠더라면 국정농단은 막을 수 있었다”고 맞받았다. 박 장관은 이어 “제가 말씀드리는 가정과 상황이 지금과 그 당시와 다르다는 걸 법사위원장이던 권 의원이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왜 모른 척하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권 의원은 “2015년에 난 법사위원장이 아니었다”며 “그때 환노위에 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그 뒤에 법사위원장을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던 분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또 “후배 의원들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권 의원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장관이 나한테 질책하는 거야”라고 호통을 쳤고, 박 장관은 “뻔히 다 알면서 그러지 않나, 지금”이라고 소리쳤다.
화가 난 권 의원은 “질문도 안 하고 내 의견을 이야기하는데 왜 답변하는거야”라며 “어디서 배운 버릇인가”라고 했다. 박 장관이 재차 “권 의원이 그러면 안 된다”고 대꾸하자 권 의원은 “입 다물고 가만있으라. 묻지도 않았는데 어디 건방지게 답변하고 있어, 도대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장관은 “무슨 말씀인가, 지금”이라고 큰소리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권 의원은 이에 “뭐하는 짓이야”라고 화를 내면서 “본인에 대한 비판을 하니까 그걸 못 참고 말이야”라고 했다. 그는 “흥분한 사람이 무슨 장관 자격이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박 장관은 “‘건방지게’가 뭡니까, 지금”이라고 재차 반격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지금 건방지게 행동하고 있지 않나”라며 “묻지도 않았는데 소리 지르면서 지금 나한테 훈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하라”, “장관 앞에서 무슨 말인가”라고 박 장관을 감쌌다. 권 의원은 “장관이 국회의원에게 사과해야죠”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국회의원에게 사과해야 한다”, “왜 (질의 도중에 여당 의원이) 중간에 끼어드나”라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박 장관은 “장관이면 장관 신분에 맞게 행동하라”는 권 의원 지적에 “우리 아이가 쓰는 표현 중에 ‘반사’라는 표현이 있다”고도 했다. 권 의원은 의원답게 행동하고 있느냐는 취지 주장으로 해석됐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보다 못해 “답변 태도가 너무 오만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제가 뭘 어떻게 했길래 사과해야 하나”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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