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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 무슬림 일가에 트럭 돌진… 4명 사망·1명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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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09:30:00 수정 : 2021-06-08 09: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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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단순 살인사건 아냐… 계획된 증오범죄”
20대 백인 남성 체포… ‘테러’ 혐의 적용될 듯
트뤼도 총리 “비열한 증오를 반드시 멈춰야”
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무슬림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4명이 희생된 가운데 경찰이 범행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백인이 아닌 소수인종·소수민족을 겨냥한 증오범죄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캐나다에서 무슬림 일가족 4명이 백인이 모는 트럭에 치여 숨졌는데 경찰이 ‘계획된 증오범죄’라는 잠정결론을 내려 캐나다 사회가 분노와 충격, 그리고 비통에 휩싸였다.

 

평소 증오범죄 엄단을 공언해 온 현지 형사사법 당국은 가해자에게 그냥 살인을 넘어 테러 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오후 8시 40분쯤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런던시에서 백인 남성이 운전하는 픽업트럭이 갑자기 보행로로 돌진해 행인들을 덮쳤다. 트럭에 부딪힌 행인 가운데 74세 여성, 44세 여성, 46세 남성, 15세 여성 4명이 숨졌다. 피해자 지인들은 이들이 모두 한 가족이라고 경찰에 밝혔다. 각각 할머니(74), 아버지(46), 어머니(44), 이들 부모의 딸(15)이라는 것이다.

 

함께 길을 걷던 다섯 가족 중에서 부모의 아들인 9세 소년만 유일하게 생존했다. 경찰은 “소년이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14년 전 파키스탄에서 캐나다로 옮긴 이민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지인들은 “런던 시내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 다니는 무슬림 신자들”이라고 전했다.

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무슬림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4명이 희생된 가운데 추모의 꽃이 가득 놓인 범행 현장 옆에서 한 시민이 오열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경찰은 계획된 증오범죄로 보고 있다. “차도에 있던 트럭이 방향을 갑자기 틀어 인도로 돌진해 이들 가족을 친 후 빠른 속도로 달아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주된 근거다. 처음부터 무슬림 일가를 향한 의도된 범행이었다는 뜻이다.

 

용의자인 20세 남성 너새니얼 벨트먼은 사건 현장으로부터 6㎞가량 떨어진 쇼핑센터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조사에서 피해자들과 일면식도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고의적인 행위로, 피해자들이 이슬람교를 믿었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됐다고 판단된다”며 “사건이 사전에 계획됐고 증오가 범행 동기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벨트먼에겐 4건의 살인 혐의, 그리고 1건의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이슬람을 노린 ‘묻지마’ 증오범죄라는 점에서 경찰은 테러 혐의 적용도 검토하는 중이다.

 

캐나다 전역은 분노와 충격, 그리고 비통에 휩싸였다. 평소 증오범죄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슬람 혐오는 캐나다 지역사회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며 “은밀하게 퍼지는 비열한 증오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이런 악랄한 폭력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에드 홀더 런던 시장은 “3대가 사망한 가족의 희생을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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