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美… “韓 백신 지원 우선적 논의”

CDC “접종 완료자 안 써도 된다”
바이든 “대단한 이정표… 위대한 날”
韓은 “추석쯤 실외부터 검토 가능”
내주 한·미정상회담서 ‘백신’ 결론
모더나 국내 위탁생산 유력 전망

마주 보며 활짝 웃는 바이든·해리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을 위해 워싱턴 백악관 내 로즈가든으로 이동하며 활짝 웃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 권고에 따라 두 사람 다 마스크를 벗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이었던 미국이 백신 접종 속도전에 힘입어 ‘마스크 벗기’에 나선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에서 “한국을 백신 지원 우선순위에 둘 것”이란 언급이 나온 가운데 최근 국내 평가에서 94.1%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보인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사람은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19 사태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CDC는 “새 권고안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마련됐다”며 “백신 접종 완료자는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 사례가 극히 드문 데다 현재 쓰이는 백신이 변이 코로나19에도 강한 면역력을 보인다는 실증적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선인 시절 백신 접종을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것은 대단한 이정표이고, 오늘은 위대한 날”이라고 선언했다.

국내에서 마스크 벗기가 가능할 시점에 대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추석 정도에 65세 이상, 고위험층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면 거리두기 상황이나 안전성 등을 검토해 실외부터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의 한국 지원 문제를 우선순위로 논의하겠다”고 말한 사실도 알려졌다. 집권 민주당의 한국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11일 해리스 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에 백신을 지원해야 한다”고 건의하자, 해리스 부통령이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예정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전에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백신 지원 방식·규모 등은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 완화'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워싱턴=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이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확인 불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사실상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업계 관측이 힘을 얻는다. 모더나는 국내 사용에 필요한 3단계 검증 절차 중 2차 관문까지 통과해 허가가 임박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700명대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747명 중 비수도권 비중이 40.3%에 달해 방역당국은 전국적 확산을 우려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날 2차 접종이 시작됐다. 국내 첫 접종 대상이던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 종사자와 입원자부터 시작해 92만6000여명에게 2차 접종이 진행된다.

국기연·이우중·박유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