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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요직 보은인사? 中 사무차장, 日 보좌관 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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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5 14:00:00 수정 : 2021-05-05 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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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유명희 후보 반대한 나라 출신 인사들 중용
사무차장 배출한 中 “WTO와 협력 강화하겠다”
日 언론 “WTO 요직에 일본인 진출한 건 처음”
WTO의 장샹천 신임 사무차장(왼쪽)과 우야마 도모치카 신임 선임보좌관.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물리치고 세계무역기구(WTO) 수장에 오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선거전 당시 자신을 지지한 국가들을 확실히 챙기고 나섰다. 세계 2, 3위 경제대국이자 무역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존재감이 WTO에서 한층 더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장샹천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 미국의 안젤라 엘러드, 프랑스의 장-마리 포강, 코스타리카의 아나벨 곤잘레스 4명을 WTO 새 사무차장으로 임명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단연 중국 출신 장샹천 사무차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한국의 유명희 후보 대신 오콘조이웨알라 현 총장을 사실상 지지, 한국 정부와 국민들을 다소 서운하게 만든 바 있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이 중국 출신 사무차장을 선택한 것을 놓고서 ‘보은(報恩)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5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대변인 명의로 게재한 글에서 “WTO가 장샹천 상무부 부부장(차관) 등을 사무차장으로 임명한 것을 환영한다“며 “그의 능력을 인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 WTO에 보여준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세계무역대국이자 개발도상대국으로서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계를 굳건히 유지하고 WTO가 세계에서 더 큰 역할을 발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WTO 운영에 기여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다자간 무역체계 유지와 글로벌 경제관리에 공헌하기 위해 WTO 사무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사무국 업무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WTO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 SNS 캡처

앞서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그동안 WTO에 없었던 선임보좌관 직위를 신설하고 일본 외교관  출신인 우야마 도모치카 전 내각관방 심의관을 그 자리에 발탁했다. WTO 선임보좌관은 임기가 2년이고 연임도 가능한데 일본 언론들은 “일본에서 WTO 핵심 간부를 맡게 된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를 두고서도 일본에 대한 ‘보은인사’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본의 경우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현 총장을 강력히 지지하며 한국 유명희 후보를 사실상 ‘비토’한 바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아프리카에서 날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해 나이지리아 출신 오콘조이웨알라 현 총장을 반대하고 한국 유명희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이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을 지원하고 나서며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를 들어 결국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을 미는 쪽을 택했다. 이에 유명희 후보는 스스로 WTO 사무총장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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