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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외교 기회 잡아야”, 北 살길 뭔지 생각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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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4 23:16:37 수정 : 2021-05-04 23: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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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영국 런던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만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북한이 이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이라고 불리는 정책을 갖게 됐다”며 “다가올 수일, 수개월 동안 북한이 말하는 것뿐 아니라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 한다”고 했다. 외교와 억지력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자 도발 자제와 대화 복귀를 촉구하며 공을 북한에 넘긴 모양새다.

미국은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이다.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북한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도발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고강도 도발은 대화로 향하는 길목을 막아버리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자칫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수위만 높아질 공산이 크다. G7 외교장관들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 대화의 기회를 잡으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는 훈풍이 불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고 대화에 적극 응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일괄 폐기가 아닌 검증가능한 단계적 폐기에 대해서도 그 수준에 맞는 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건 북한 입장을 배려해준 것 아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싱가포르 합의를 수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런데도 북한이 끝내 대화를 거부한다면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자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한·미가 대북정책을 둘러싼 엇박자로 불협화음을 낳았던 이전 상황과 대비된다. 북한은 이제 한·미 간 틈 벌리기가 효과가 없을 것임을 유념하기 바란다. 북한 주민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제2의 고난의 행군’으로 불릴 만큼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말려들어 먼저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도 없다. 시간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편이다. 북한은 더 이상 핵무기에 연연하지 말고 살길이 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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