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 대비해 차 안 사진 않잖은가"

의사 출신 의원들은 당의 ‘입’으로 전진 배치한 더불어민주당이 백신 관련 논란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21대 국회에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2명(이용빈·신현영)이다(신동근 의원은 치과의사 출신). 초선인 이들은 민주당의 새로운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각각 맡았다. 당 대변인은 송영길 신임 대표가 임명했고, 원내대변인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명했다. 임명 주체가 다르지만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백신 확보 등 정책이슈가 중요한 때에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임명된 이용빈 대변인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우려에 대해 “소화제를 먹어도 약 부작용 때문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해 빈축을 사고 있다. 가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 주치의로 활동해 온 이 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백신 점검회의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의약품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은 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걸 백신 불안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언론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의 발언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소화제의 극단적 부작용을 코로나 백신에 비교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변인은 또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겪는 여성 경찰관 가족의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규모로 (백신을) 진행하다 보니 그런 희귀한 상황도 생긴다”며 “정부는 인과관계가 입증됐거나, 입증되지 않아도 과한 피해를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우리가 자동차 사고에 대비해 차를 안 사진 않잖은가”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학적 정당성의 문제는 잘 알겠지만 국민 공감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으로 보일 수 있어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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