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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바이든, 조지아 찾아 ‘마음의 빚’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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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30 13:19:33 수정 : 2021-04-30 13: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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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트럼프 민 조지아, 이번엔 바이든 선택
조지아 덕에 백악관 이어 상원 장악한 민주당
‘최고령’ 대통령, ‘최장수’ 전직 대통령 만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 기념으로 조지아주 방문을 마치고 백악관 복귀를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지아주(州)에 특별한 빚을 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조지아주를 방문해 한 말이다. 그는 조지아 주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미국을 바꿨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주에 느끼고 있는 ‘마음의 빚’이 얼마나 큰지 새삼 보여줬다는 평이다.

 

◆2016년 트럼프 민 조지아, 이번엔 바이든 선택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출신으로 그곳에서 수십년간 연방 상원의원으로 일했다. 조지아주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역구가 아니고 그와 별다른 인연도 없다. 하지만 지난해 11·3 대선, 그리고 올해 1월 2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선투표를 거치며 조지아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야말로 ‘운명의 땅’이 되었다.

 

외신에 따르면 2016년 대선만 해도 조지아주는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약 20만표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조지아주는 공화당도, 민주당도 쉽게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경합주’로 분류됐다. 선거가 끝나고 투표함을 열어보니 조지아주에선 2016년과 비슷하게 트럼프가 근소한 차로 앞서갔다. 트럼프 측은 이를 근거로 “우리가 이겼다”며 섣불리 재선을 장담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덜루스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모습.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청중이 승용차에 탄 채 연설을 듣는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

하지만 개표 막판으로 접어들자 조지아주의 표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이 감지됐다. 4년 전 트럼프에 20만표 차 승리를 안긴 조지아주에서 대역전극이 펼쳐지며 결국 바이든 후보가 이겼다. 득표율 0.24%포인트, 1만1779표 차의 말 그대로 ‘신승’이었다.

 

◆조지아 덕에 백악관 이어 상원 장악한 민주당

 

자신감을 얻은 바이든 후보는 이어 다른 경합주에서도 잇따라 승리하며 결국 대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 선거 후 조지아주가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 ‘일등공신’으로 불린 이유다.

 

조지아주는 대선 후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여당인 민주당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총 100석인 상원 의석이 선거 결과 공화당 50석 대 민주당 48석으로 갈라졌다. 조지아주에 배당된 2석만 주인을 가리지 못하고 올해 1월 2일 결선투표를 치렀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1석씩만 나눠 가져도 51대 49로 상원 다수당을 야당인 공화당이 차지하게 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랫동안 공화당이 강세였던 조지아주 상원의원 2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는 이변이 연출됐다. 공화당 50석 대 민주당 50석의 백중세 속에서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하는 미국 헌법의 특성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결국 백악관, 하원에 이어 상원도 민주당이 장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정권 출범 초기에 의회의 지원을 받으며 핵심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난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자택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왼쪽)와 함께 방문해 인사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가운데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배웅하는 카터 전 대통령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 연합뉴스

◆‘최고령’ 대통령, ‘최장수’ 전직 대통령 만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 덜루스에서 20분 남짓한 연설에서 “100일 전 취임할 때부터 조지아주를 꼭 방문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미국을 바꿨다”, “조지아주에 특별한 빚을 졌다”고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번 연설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지지자들이 차에 탄 채 듣는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지아주를 방문한 김에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원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1977∼1981년 재임)과도 만났다. 조지아주 주지사를 지낸 카터는 대통령을 그만둔 뒤에도 활발한 시민단체 활동과 국제평화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현재 부인과 둘이 조지아주에 살고 있다.

 

두 사람은 1976년 카터가 대선에 도전했을 때 민주당 내 경선 과정에서 당시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대통령이 카터를 적극 지지했던 인연이 있다. 다만 고령의 카터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들어 지난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올해 78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고, 올해 96세인 카터는 미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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