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노란색·갈색, ‘간 기능’ 문제·‘요로감염증’ 의심해야
무색 투명하면 ‘요붕증’ 의심…과도한 갈증·빈뇨 등 동반
붉은색일 땐 신장·신우·요관 등에 출혈…방광암 등 의심도

인간의 몸은 끊임없는 신진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만들어내며 그 일부분은 물에 녹아 오줌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신장은 지속적으로 혈액 중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속 혈액은 시간당 약 15번 신장을 통과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신장은 체내 수분의 양을 조절하고, 미네랄과 전해질 성분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다.
이 때문에 소변 색깔을 보고 본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기본적으로 소변검사를 기본으로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정상적인 소변은 맥주 반 컵에 물을 타 놓은 것처럼 투명에 가까운 옅은 노란색을 띤다. 하지만 수분 섭취량에 따라 옅은 노란색부터 진한 노란색까지 다양한 농도로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이 짙은 노란색이나 갈색이라면 간 기능 문제가 의심되기 때문에 간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간세포가 손상되거나 담도 폐색으로 황달이 생기면 노란빛을 띠는 ‘빌리루빈’(Bilirubin)이라는 색소가 소변에 녹아들어 소변 색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소변이 통과하는 장기인 요로에 세균이 침입해 발생하는 ‘요로감염증’에 걸려도 짙은 노란색 소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들러 전문가와 건강 상태를 상담해봐야 한다.
무색에 가까운 투명한 소변을 볼 때는 ‘요붕증’을 의심해야 한다. 요붕증은 항이뇨 호르몬의 작용 저하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소변이 생성되는 질환이다. 요붕증이 계속되면 과도한 갈증과 함께 지나치게 소변을 자주 보고 싶다고 느끼는 증상이 동반된다.
결국 심한 탈수나 고나트륨혈증, 고혈압, 심혈관계 이상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검붉은 소변이나 선홍색 소변 등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라면 신장이나 신우, 요관, 방광, 요도, 전립선 등에 출혈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혈뇨를 발견했는데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바로 비뇨 의학과를 방문해 방광암을 포함한 요로상피암 등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시적으로 소변 색이 붉어졌다 정상으로 되돌아왔다면 극심한 운동, 심한 감기, 심신의 피곤 등의 이유 때문일 수 있다.
이밖에도 소변에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거품이 생긴다면 중증의 단백뇨를 의심해봐야 한다.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오는 단백뇨는 사구체신염, 세뇨관에서 재흡수가 안 되는 세뇨관 질환에 의해 주로 유발된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출혈성 방광염·신우신염·전립선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옆구리나 허리 하복부의 격심한 통증을 동반한 혈뇨는 신장 결석, 요관 결석일 가능성이 크다.
소변의 냄새를 통해서도 건강 이상 유무를 진단해볼 수 있다. 정상적인 소변에서는 지린내가 나지만, 코를 톡 쏘는 썩은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대장균 같은 세균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또 당뇨병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케톤 증후군 환자는 소변에서 은은한 과일 향기가 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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