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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원주 의대 “일산화탄소로 인한 심장 손상, 저산소증 아닌 직접 타격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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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9 14:45:09 수정 : 2021-04-30 10: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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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석 교수 연구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심장 근육 손상패턴 규명
“일산화탄소, 심장 직접 타격해 흉터 남겨…심근 중간벽 ‘섬유화’ 관찰”

 

지난 27일 충남 당진의 한 해수욕장 텐트에서 60대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부탄가스를 연료로 쓰는 난방기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동반되는 심장 손상이 저산소증 때문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산화탄소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심장에 손상이 간 것이 아니라 일산화탄소가 심장을 직접 타격해 흉터를 남겼다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원주의대 차용성 교수 연구팀이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분석을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심장 근육(심근) 손상 패턴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일산화탄소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체내 산소 운반을 방해해 뇌, 심장, 신장 등 장기를 손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심장 관련 합병증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저산소증에 의한 손상이 아닌 다른 형태의 손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 가운데 심장 효소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환자 104명을 1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 69%의 심장 MRI에서 심근 미세 손상이 관찰됐다.

 

이들은 중독에 의한 심장 관련 합병증이 없는 환자들로, 심장 효소 수치와 심장초음파상 기능도 1∼2주 후 정상으로 회복된 환자들이다.

 

연구팀이 이들의 미세 손상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저산소증에 의한 심 내막층 손상이 아닌, 심근 중간벽이 섬유화한 모습이 관찰됐다. 4∼5개월이 지나도 이 같은 손상 패턴은 변하지 않고 지속해서 나타났다.

 

차용성 교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으로의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긴 심장질환의 경우 심근의 가장 안쪽 부분인 심 내막층부터 손상되는 형태를 보이지만, 이들 환자에게서는 심근 중간벽에서 단백질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 소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는 일산화탄소 흡입이 산소 부족을 초래해 간접적으로 심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일산화탄소가 심장 근육을 직접 손상해 ‘흉터’를 남겼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차 교수는 “앞으로 지속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심근 손상과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등 장기 예후와의 관련성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JACC)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심장혈관영상’(JACC Cardiovascular Imaging) 지난 14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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