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구 중 44.2%는 부채 보유…상당수 부동산 목적

지난해 서울시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3.3%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는 청년가구가 41.2%로 가장 많았고 노인가구(22.6%), 중장년가구(16.2%)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9일 발표한 ‘2020 서울시 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19~34세)가구 81.5%는 직장, 학교와 거리 문제로 1인가구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반면 중장년(50~64세)가구 68.5%와 노인(65세 이상)가구 80.3%는 배우자와 이혼, 별거, 사별 등 이유로 1인가구 생활을 시작했다.
1인가구로 생활하는 서울시민이 느끼는 만족도는 58.3% 수준이었지만 세대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청년가구 중 71.0%는 1인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나 중장년가구, 노인가구의 만족도는 각각 41.5%, 43.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1인 생활의 어려움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청년가구는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의 어려움(42.1%)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지만 중장년가구는 외로움(33.1%)을 노인가구는 경제적불안감(34.3%)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선택했다.
청년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71만원 수준으로 월세나 전세로 거주하는 비중이 높았다. 20대의 경우 보증금이 있는 월세로 주거하는 비율이 60.8%로 높았고 30대는 전세에 사는 경우가 54.9%로 가장 많았다. 청년가구의 소득은 근로소득이 91.8%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가족으로부터 받는 사적이전소득은 20대 8.8%, 30대 0.2% 수준이었다.
서울시 가구 중 44.2%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액은 9978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전월세 보증금 마련(43.2%), 거주용 주택구입(38.7%) 등 부동산 목적으로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시 주택소유자의 주거비용은 평균 7억5857만원이었고 전세는 평균 3억1929만원 수준이었다.

서울시민 중 42.4%는 자가에 주거하고 있었고 37.0%는 전세로, 18.8%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로 주거하고 있었다. 보증금 없는 월세 주거자는 0.9% 수준이었다. 2018년 조사에 비해 자가 소유와 월세 주거자는 증가했고 전세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번 서울시 복지실태조사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올해 1월 29일까지 방문면접과 비대면 설문조사 방식을 병행해 이뤄졌다. 본조사와 부가조사를 합해 서울시 4041가구가 참여했다. 복지실태조사는 2013년 첫 조사가 이뤄진 이후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5월 중 2020 서울시 복지실태조사 기초분석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인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1인가구 특별대책 TF(태스크포스)’를 지난 19일부터 가동 중이다. 1인가구의 5대 고통으로 꼽히는 안전, 질병, 빈곤, 외로움, 주거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시장 직속의 정규조직도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서울시 복지실태조사는 경제활동, 소득 및 자산수준, 주거실태, 건강상태 등 서울시민의 생활실태와 1인가구, 저소득가구, 아동·영유아가구, 노인가구, 청년가구 등 분야별 복지이용 현황 등을 들여다보기 위한 조사”라며 “서울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 예정인 1인가구 정책 등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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