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측이 28일 발표한 사회환원 내용 가운데 미술품은 서울과 대구, 광주, 전남, 강원, 제주로 분산돼 기부된다.
이날 삼성 발표에 따르면, 기부 미술품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의 대표작이 포함됐으며, 드로잉 등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사료 총 1600여점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양 근대 작품인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이 기부된다.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한다.
삼성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이 처음으로 삼성을 일궜던 대구를 비롯해 지역에도 미술품이 간다.

삼성 제공
최근 문을 열어 신생 미술관인 전남도립미술관이 기부를 받게 됐다. 광주시립미술관도 기부를 받는다.
제주도에 있는 이중섭미술관에 이중섭 작품이, 강원도에 있는 박수근미술관에는 박수근 작품이 간다.
전남도립미술관의 이지호 관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도 예산이지만, 이런 우수작은 시중에 나오지 않아 더 귀하고 작고한 작가의 작품을 사는 건 정말 힘들다”며 “지역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작품을 기부받지 않은 지자체의 공공 미술관의 수장들도 기부되는 작품 목록이 공개된 것을 보고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기혜경 관장은 “작품명과 작가명으로 볼 때, 상당한 수작들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선승혜 관장은 “가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다”고 평했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우리 국·공립미술관과 박물관의 한해 소장품 구입 예산이 50억원 남짓인 상황에서 미술사적 맥락을 구성할 때 항상 작품이 부족했다”며 “이런 작품이 기증되면 정말 통 큰 기부”라고 했다. 그는 “어떤 작가 작품을 A부터 Z까지 다 갖고 있어야 하나의 맥락을 만드는데, 중간중간 귀중한 작품을 사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비로소 완성이 이르는 단계에 다가서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미술의 자산 형성에도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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