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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예능 ‘부캐’ 만들기 방송가 ‘스핀오프’ 열풍

입력 : 2021-04-13 23:00:00 수정 : 2021-04-13 20: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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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작품 설정·인물 등 따와 제작
‘구해줘, 홈즈’ 반영해 ‘바꿔줘! 홈즈’
‘알쓸신잡’은 ‘알쓸범잡’으로 재탄생
시즌제 예능 고수하며 부가효과 누려

음악 오디션 입상자 ‘음악예능’ 공식화
‘싱어게인’ 출연자 ‘유명가수전’ 연결
‘…히든트랙’ 한 발 더 나아가 추가파생
“원작이상 성공 힘들어” 회의적 시각도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핀오프(Spin-off)’ 프로그램이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 성공작의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은 높은 편이지만 큰 아이디어 없이 유사한 프로그램만 양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왼쪽부터 ‘바꿔줘! 홈즈’, ‘알쓸범잡’, ‘유명가수전 히든트랙’, ‘사랑의 콜센타’. MBC·tvN·TV조선 제공

성공한 프로그램의 설정이나 인물을 따와서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 ‘스핀오프(Spin-off)’ 바람이 방송가에 불고 있다. MBC ‘구해줘! 홈즈’,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TV조선 ‘미스터트롯’ 등의 파생상품들이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스핀오프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은 기존 프로그램의 인기를 등에 업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적당한 흥행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파생프로그램의 ‘재파생’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새끼 낳는’ 대박 예능프로그램

‘집방’의 시작을 알린 MBC ‘구해줘! 홈즈’는 이제 ‘리모델링’이라는 트렌드를 반영한 ‘바꿔줘! 홈즈’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김숙, 박나래, 붐, 양세형 등 구해줘 홈즈의 MC 군단이 그대로 편입됐고, 어느 팀의 제안이 시청자에게 선택을 받는지 결정하는 배틀 형식이라는 포맷도 이어졌다. 부동산 매매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셀프 인테리어라는 작은 가지를 쳐 나간 셈이다.

tvN ‘알쓸신잡’은 이미 시즌 3까지 나왔지만 이제 범죄로 주제를 국한한 ‘알쓸범잡’이라는 새끼 프로그램을 낳았다. 시즌제 예능이 시즌제를 고수하면서 그 외에 추가적인 ‘스핀오프’로 부가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음악 오디션 결승 진출자들이 출연하는 음악 예능은 이제 공식이 됐다. 시작은 TV조선 ‘미스터트롯’이다. 미스터트롯 이전의 미스트롯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대규모 전국 콘서트 외에 고정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러나 미스터트롯에서 6위 안에 든 출연자들에 대한 팬덤이 두텁게 형성되자 방송사는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이라는 파생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률 역시 잘 나오자 최근 종영한 ‘미스트롯2’ 역시 ‘내 딸 하자’로 연결됐다. KBS2 역시 ‘전국 트롯체전’ 순위권 선수들을 모은 ‘트롯 매직유랑단’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후 방송사의 역할은 없었다. ‘상금 O억원’이나 음반 출시 기회를 내걸었던 만큼 이를 이행하기만 하면 됐다. 그래서 기존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출연자가 또다시 다른 오디션을 찾는 광경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디션 후 음악예능은 ‘공식’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은 이제 무명가수를 탈피한 1∼3위의 출연자가 등장하는 ‘유명가수전’으로 연결됐다. 무명에서 유명인사가 된 이들이 또다른 유명가수들을 만나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다. 싱어게인은 유명가수전이라는 스핀오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추가파생상품인 ‘유명가수전 히든트랙’이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되기도 했다.

사실 스핀오프가 요즘 나타난 특별한 형태는 아니다. 해외의 경우 성공한 프로그램의 스핀오프가 꾸준히 나왔다. 1994년 이후 10년간 시즌 10까지 이어지며 히트를 쳤던 미국 시트콤 ‘프렌즈’는 극중 독보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받은 ‘조이’라는 파생작품을 만들었고, 국내에서도 리메이크됐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미드 ‘굿와이프’는 ‘굿파이트’로 이어지는 등 많은 인기 프로그램이 스핀오프로 이어졌다. 다만 해외의 경우 드라마가 많은 반면 현재 국내 스핀오프는 예능에만 편중된 것이 차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드라마의 경우 성공을 하게 되면 출연료가 올라가서 제작사로서도 부담되고, 배우 입장에서는 몇개월간 촬영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반면 예능의 경우 출연자 입장에서는 출연기간에 대한 부담이 적고, 제작사로서는 정해진 포맷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쉬운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스핀오프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기존 ‘대박작’의 온기를 그대로 가져왔다. ‘유명가수전’은 컬래버레이션 무대와 솔직한 이야기로 호평을 받고 있고, ‘바꿔줘 홈즈’는 지난 3일 첫방송부터 2049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사랑의 콜센타’는 첫방송 이후 1년이 지났지만 12%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 평론가는 “스핀오프는 성공한 콘텐츠의 형식이든 인물을 가져가는 만큼 적당한 성공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원작 이상의 성공은 나오기 힘들다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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