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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일주일 전부터 범행 계획 …“피해자 가족 살해도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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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9 12:26:08 수정 : 2021-04-09 14: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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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인 등 5개 혐의 적용… 구속 송치
“김태현 얼굴 공개, 스스로 결정한 것”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을 9일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태현이 피해자 A씨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스토킹을 하다 그 가족에 대한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보고 살인 등 5개 혐의를 적용했다.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사건을 즉시 배당하고 김태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김태현에게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괴롭힘)·정보통신망침해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해 한 온라인 게임을 통해 A씨를 처음 알게 됐다. 이들은 게임 채팅방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누다 지난 1월 무렵부터 세 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두 차례의 만남은 김태현과 A씨 단둘이 만났고, 세 번째 만남은 지인들과의 자리로 전해졌다. 세 번째 만남에서 김태현과 A씨 사이에는 다툼이 있었고, 다음날 A씨는 김태현에게 ‘더 이상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태현과 주변인들의 진술을 보면, 김태현은 A씨에 대해 일정 부분의 호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씨와 주변인은 물론 김태현 스스로도 연인 관계로 생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현은 A씨가 연락을 피하자 범행에 대한 결심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태현이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을 범행 일주일 전쯤으로 보고 있다. 또 사건 전부터 A씨는 물론 그 가족에 대한 범행도 일정 부분 염두에 둔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피해자의 집에 머문 김태현은 ‘극단적 선택으로 범행을 마무리하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자해를 시도한 뒤에도 의식이 돌아왔고, 갈증이 심해져 냉장고의 음료 등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는 음료를 마신 뒤에도 자해를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현재까지 김태현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태현에게 진행한 프로파일러 면담 내용을 토대로 사이코패스 여부도 진단할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가 끝나지 않은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태현은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서 얼굴을 공개했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마스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경찰은 “김태현이 스스로 결정해서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현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숨을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 제 자신이 뻔뻔하게 생각이 되고 유가족분들과 저로 인해 피해 입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 스토킹 혐의를 인정하냐’, ‘범행은 언제부터 계획했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사건을 송치 받은 서울북부지검은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에 사건을 배당했다. 김태현은 이날 인권감독관과 주임검사 면담을 거친 뒤 서울 동부구치소에 입감될 예정이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노원구 아파트에서 A씨와 A씨의 여동생,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김태현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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