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언론 보도를 꼽았다. 그간 번번이 언론과 검찰 등을 탓해온 민주당이 또 다시 남탓을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아직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 전인 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권에 불공정한 언론 보도가) 이번 선거에서 좀 더 심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도 언론인 출신이다.
그는 “재보선에서 이런 정도였는데, 대선에서까지 ‘언론이 편파적이다, 그라운드 안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주게 되면 민주주의에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김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서울·부산시장에 당선된 오세훈·박형준 시장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등을 언급하며 “이런 점들은 언론이 꼼꼼히 따져줘야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김 의원은 또 “이게 마타도어다, 네거티브다, 흑색선전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들이 언론에 많이 실리면 우리 국민이 바쁜데 이런 걸 다 따질 수가 없다”며 “언론이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공정하게 따져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는 선거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중도층이 ‘180석 여당이 오만하다, 내로남불이다, 책임을 지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심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지역의 투표율이 낮은 양상을 보였다”며 “이 두 민심 모두에 응답해야 한다. 그 교집합이 뭔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도 극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언론이 내곡동 의혹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거나 “편향된 내용으로 보도하고 포털(사이트)은 이를 띄웠다” 따위의 불평이 잇따랐다. 언론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야권은 물론, 범여권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180석 총선 때도 같은 ‘기레기’(기자+쓰레기), 같은 포털입니다. 닥치고 반성하세요”라는 글을 올려 언론을 탓할 수만은 없다고 반박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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