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뉴시스
정부가 60세 미만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연기하기로 한 것은 희귀혈전증 발생과의 연관성이 의심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계획은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최근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희귀혈전증인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신고가 잇따랐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혈전 생성 사례와 관련한 안전성위원회 평가 결과 이 백신의 매우 드문 부작용 사례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을 올려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EMA는 이 백신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백신 접종 이점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DIC, CVST는 혈전 증가 및 혈소판 감소가 동반되는 질환으로, 대부분 사례는 55세 미만의 여성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스웨덴, 캐나다는 혈전증 논란을 이유로 55세 미만, 독일, 네덜란드 등은 60세 미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대 남성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CVST를 진단받고 치료 중이다.
일반 혈전증 신고도 있었다. 20대 여성은 지난달 17일 접종했고 같은 달 29일 숨참, 하지 부종(다리 붓기)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검사 결과 다리와 폐 등에서 혈전이 확인돼 치료받고 있다. 60대 여성은 사후 혈전이 확인됐으나 백신과의 연관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실시한 조치”라며 “EMA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8일부터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어린이집 장애아전문 교직원·간호인력, 9일부터 장애인·노숙인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결핵·한센인 거주시설, 교정시설의 종사자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으나 전면 연기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중인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자 중 60세 미만 대상자도 접종 진행을 보류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추가로 제기되면서 상반기 내에 1200만명을 대상으로 접종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흔들리고 있다. 상반기 도입되는 백신 1808만8000회분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가 167만4000회분(5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안전성이 인정돼 접종이 재개된다 해도 불안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청주=연합뉴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한 번만 맞아도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내는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결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허가받는 코로나19 백신이다.
18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며, 용량·용법은 0.5㎖ 1회 접종, 보관 조건은 영하 25∼15도에서 24개월이다. 백신의 예방 효과는 접종 14일 후 66.9%, 28일 후 66.1%로 나타났다. 이상사례는 대부분 백신 투여 후 예측된 반응들로,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한국은 얀센과 600만명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분기 공급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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