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축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달 구내식당 밥값이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내식당 식사비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했다. 이는 2016년 2월(5.3%) 이후 5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구내식당 식사비는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사내 식당, 관공서 구내식당, 대학교 학생식당 등이 조사 대상이다.
이처럼 구내식당 식사비가 상승한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재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여파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7% 올랐다. 파(305.8%), 사과(55.3%), 달걀(39.6%), 고춧가루(34.4%), 쌀(13.1%), 국산 쇠고기(11.5%) 등의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영향 등이 작용한 듯하다”며 “다만 구내식당 식사비는 원재료나 운영비, 임차료 등의 증가를 반영한 통상적인 가격 상승 폭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농축산물 수급상황, 유가·국제곡물가 등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0.6%였으나 2월 1.1%에 이어 3월에는 1.5%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겸 뉴딜관계장관회의에서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가는 와중에 이러한 경기회복 기대감은 국내외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확산시키면서 경기 회복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돌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 오름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품목별·분야별 안정수단을 적극 활용해 선제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농축산물 가격의 조기 안정을 위해 달걀 1500만개 추가 수입하고, 양파·대파 등에 대한 조기출하를 독려할 계획이다. 한파 피해가 발생한 배추는 비축물량 3000t을 탄력적으로 방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식용옥수수 등 일부 수입곡물에 대해 긴급할당관세 0%를 연말까지 한시 적용하고, 국제곡물 신속통관을 위해 선상검체 채취허용 등 수입절차를 개선하고, 비철금속 비축물량도 1~3% 할인 방출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2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외식업계 지원을 위해 식품원료 매입자금 대출금리 인하(2.5→2.0%)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물가가 2분기 경제운용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글로벌 인플레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내적으로는 생활물가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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