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기로 한 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가 접종하려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카리브해의 섬나라로 원래 영국 식민지였다가 1962년 독립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리니다드토바고 키스 롤리(71·사진) 총리는 전날 저녁 독감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확진 판정이 내려져 현재 격리 상태에서 의료진의 관리를 받고 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트리니다드섬과 토바고섬으로 이뤄져 있다. 롤리 총리는 토바고섬에서 부활절 연휴를 보내고 이날 오후 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인구가 140만명에 불과한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코로나19가 아주 심각한 상황인 건 아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약 8000명이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145명이다.
롤리 총리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국가 정상급 인사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하나 더 늘게 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 시절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필두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일정 기간 치료를 받은 뒤 회복한 전례가 있다.
롤리 총리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맞기로 한 날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확진 판정이 내려진 국가 정상급 인사도 있다. 아르헨티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지난 1월과 2월 총 두 차례 접종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개월여 지난 이달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갔다.
이 일로 러시아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스푸트니크V의 코로나19 예방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혹감을 느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직접 병석의 페르난데스 대통령한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확진 판정에도) 증상이 거의 없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의 긍정적 효과 덕분”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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