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플라이市, 외국지자체중 처음
매년 10월 21일을 기념일로 선포
“대한민국과의 특별한 관계 이유”

“한복은 수천년이 넘는 한국 역사에서 지속적 발전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저지주(州) 테너플라이 시청 강당. 도포를 입고 갓을 쓴 벽안의 미국인이 테너플라이에서 매년 10월 21일을 ‘한국 한복의 날’로 선포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엄숙하게 읽어 내려갔다. 외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한복의 날을 제정한 테너플라이의 마크 진너 시장이다.
한복을 단정하게 갖춰 입은 진너 시장은 “한복의 기원은 기원전 2333년 단군이 건국한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모든 테너플라이 시민들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기를 바란다”며 한국에서 10월 21일이 한복의 날이란 점을 들어 “테너플라이도 이를 똑같이 기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진너 시장은 한복의 날을 선포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내 한인 사회의 힘, 그리고 대한민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 강화가 궁극적 목표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복의 날을 제정키로 한 진너 시장의 결단은 미국에 사는 한인 청소년들의 단체인 재미차세대협의회(AAYC)가 보낸 간곡한 편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AAYC 회원들은 “중국이 한복과 김치의 원조”라는 중국 일부 누리꾼의 주장에 자극을 받아 미국 정가에 한복 등 한국 문화의 독창성을 널리 알리기로 하고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서한 발송 등 운동에 나섰다.
한복의 날 선포 기념식에 참석한 AAYC 브라이언 전(18) 대표는 “한국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테너플라이를 시작으로 다른 미국 지자체를 대상으로도 한복의 날 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인 학생들이 축하 공연으로 장구춤 등 한국 전통무용을 선보였다. 뉴저지 주하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과 시민들, AAYC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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