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방역수칙, 효과 떨어질 수밖에…거시적 정책 필요” 역설도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평균 500명대로 다시 올라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전체를 올리는 것보다 완화됐던 조치를 과거 수준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다만 근래 추이를 보고 확산 조짐이 보이면 즉시 단계를 올려야 ‘4차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6일 오전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 교수는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추가 방역대책’이라면서 개인의 책임에 기반한 방역조치가 도입됐지만,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10시로 연장됐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눠 영업 제한을 해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향이 전반적으로 완화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전체를 올리는 것보다 과거에 완화됐던 정책을 과거 수준으로 복귀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만 해도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것은 이번주나 다음주 내로 결정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좀더 늦어지면 4차 유행을 막는 데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내일 정도의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고 확산될 기미가 보이면 단계를 빨리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정부가 시행한 ‘기본 방역수칙’의 효과에 대해서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단계가 높아지고 제도적 제한이 있는 것보단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래서 단계 상향이나 거시적인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4차 대유행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왔는지는 확진자가 급증할 때는 확신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소폭 증가하는 추세에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지표들이 다 악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조심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4차 대유행이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85세 이상 고연령층과 기저 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정 교수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80세 이상은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중 5% 밖에 안 되지만, 전체 사망자의 55%를 차지하고, 한번 걸리게 되면 사망할 확률이 30% 정도 된다”며 “빨리 백신 접종을 해서 보호를 받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나아가 “접종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안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기저질환자도 고연령층과 동일하게 감염됐을 때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접종을 먼저 하는 게 좋다”며 “고혈압, 당뇨병 같은 경증 만성질환자는 접종으로 인해 이익을 가장 크게 볼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게 좋고, 중한 만성질환자도 최근 컨디션이 좋으면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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