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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신화' 컬링 남자대표팀, 세계선수권서 최강 캐나다 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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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6 11:12:11 수정 : 2021-04-06 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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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컬링 남자대표팀의 스킵 정영석이 6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2021 세계남자컬링선수권대회 예선 라운드로빈 7차전에서 스톤을 던지고 있다. 캘거리=AP연합뉴스

정영석(26), 김정민(28), 박세원(26), 이준형(23)과 플레잉코치 서민국으로 이뤄진 컬링 남자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실업선수 지망생이었지만 어려운 컬링계 여건 속에 소속팀을 찾지 못하며 ‘아마추어’로 대회에 나선 선수들이 국내를 제패했기 때문이다. 도배, 편의점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던 선수들이 실업팀들을 연파하고 국가대표 자격을 손에 넣는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아마추어 신화’를 위해 지난 2일부터 2021 남자컬링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로 향했다.

 

이런 남자컬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랭킹 2위 캐나다를 꺾는 파란을 만들어냈다. 6일 열린 2021 세계남자컬링선수권대회 예선 라운드로빈 7차전에서 10-9로 승리를 거둔 것. 1엔드에 3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한 대표팀은 4-1로 앞선 4엔드 2점을 스틸(선공팀이 득점)하며 6-1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컬링 강국 캐나다는 만만치 않았다. 8-3으로 앞선 8엔드에 캐나다에 4점을 대거 잃고, 9엔드에도 2점 스틸을 허용하며 8-9로 역전까지 당했다. 역전패로 무너지는 흐름에서 한국이 마지막 순간 기사회생했다. 후공을 잡은 마지막 10엔드에 스킵 정영석의 마지막 스톤으로 극적인 2득점에 성공해 짜릿한 재역전 승리를 만들어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초반 어려운 행보를 걸어왔다. 그럴만도 했다. 이번 팀 구성으로는 국제대회 첫 출전인데다 선수 개인으로도 일부 선수들이 주니어세계선수권과 컬링 투어에 나섰을 뿐 큰 대회 경험이 거의 없었다. 결국, 이탈리아, 러시아컬링연맹(RCF),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덴마크에 5연패를 당했다. 

 

그러다, 지난 4일 네덜란드를 5-4로 꺾으며 첫 승을 올리더니, 난적 캐나다까지 잡았다. 전날 무승팀끼리의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조차도 “비현실적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첫 승을 거두는 꿈이 실현됐다”면서 감격에 겨워했던 선수들은 더 큰 감격을 맛보게 됐다.

 

낯설고 큰 무대에서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어린 선수들이 마침내 적응을 마치며 2022 베이징올림픽 티켓을 향한 희망도 되살아났다. 이번 대회에 나선 14팀 중에 6위 안에 들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자격을 얻는다. 현재 한국대표팀의 성적은 2승5패로 11위. 4승을 거둔 공동 4위 국가들과의 격차는 멀지 않다. 

 

향후 일정도 희망적이다. 대회 상위권에 올라있는 국가들과 경기를 마친 덕분이다. 남은 상대들은 대부분 한국과 올림픽 티켓을 직접 경쟁하는 국가들이다. 7일 중국과 스웨덴, 8일 독일, 9일 일본과 스위스, 10일 미국과 치르는 남은 경기들에서 승리를 추가할 때마다 베이징행 가능성은 쑥쑥 올라간다. 국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아마추어 신화’를 컬링 본고장에서 재현할 기회는 아직 충분히 남아있는 것. 훌쩍 끌어올린 기세를 대회 후반까지 이어간다면 한번 신화를 만들어본 선수들에게 또 한번의 신화 만들기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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