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운동마지막날인 6일 ‘6411번 버스’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꼽혔던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2012년 7월 21일 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했던 노선이다. 박 후보의 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서울 구로에서 강남구 개포동을 왕복하는 버스노선이다.
당시 노 전 의원은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이 버스는 새벽 4시 정각에 출발합니다”라며 “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머니입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라며 서민들의 애환을 전했다.
박 후보 역시 새벽 4시쯤 6411번 첫차에 올랐다. 한 탑승객이 “회사 직원들이 오기 전에 건물 청소를 다 해야 해서 출근 시간보다 일찍 간다”고 말하자, 박 후보는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편안하게 하루를 시작할수 있다. 감사한 일”이라고 답했다. 배차·노선 불편에 대해선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며 “노선을 조정하면 시간도 단축되고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버스에서 내려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보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제가 더 겸손한 자세, 더 낮은 자세로 서민들의 삶을 알뜰살뜰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처절하게 반성하고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드리고 두 배로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유세 각오로 “지금은 어느 쪽이 승리할지 예측불허”라며 “마지막 날까지 죽을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노회찬 버스’ 유세에는 진보층, 특히 이번 선거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정의당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범여권의 지지를 모으자고 했지만, 정의당은 “국민의힘과 기득권 정치 동맹을 공고히 했던 민주당이 그 어떤 반성도 사과도 없이 지금에서야 도와달라니 이게 무슨 염치 없는 것이냐”며 단호히 거부했다.
전날 여영국 대표는 대표단 회의에서 “박 후보가 몸담은 민주당은 1년 전 총선 당시에는 기만적인 위성 정당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개혁 열망을 가로막았다.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정의당에는 가히 정치테러”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의당에 도움을 청하기 전에 촛불정부라 자칭하면서도 개혁은커녕 기득권 이익동맹에만 치중한 나머지 신뢰를 잃어버린 시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와 대해 박 후보는 “민주당에 섭섭한 부분이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노회찬 의원이 동작에 출마하셨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014년 재·보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서 동작을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노 전 의원을 지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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