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과 관련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상품의 핵심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절차를 효율화할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향후 분쟁에 대한 부담으로 모든 사항을 기계적으로 설명하고 녹취하는 책임 회피성 행태는 금소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투자상품은 예금·대출·보험 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투자손실의 위험이 큰 특성이 있다”며 “충분한 설명과 이해 없이 시간에 쫓겨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소비자 선택권을 사실상 사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다음달 시행을 앞둔 자본시장법 개정 내용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시행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고난도 상품 규제 강화(녹취·숙려기간 부여 등), 금융투자회사의 정보교류차단장치(차이니즈 월) 자율성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은 위원장은 “개정 내용과 준비 상황을 현장까지 신속히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협회가 당국과 현장 직원 간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로 거론됐던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결정과 관련해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 제출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지만, 그냥 안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까지 쌍용차가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계약서는커녕 투자의향서조차 제출하지 못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중 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됐다. 법원은 회생 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채권단 의견도 물은 상태다. 은 위원장은 “법원에도 이런 사정이 됐으니까 조금 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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