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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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불안’ 백신 접종 대책
상반기 1200만명 1차접종 목표
현재 확보한 물량으론 어림없어
당국, 1·2차 간격 10주→12주로
전문가 “임시방편… 변이 출현 위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일째 50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세를 이어간 4일 서울 시내 한 식당 입구에 이용객들이 밀집해 있다. 하상윤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백신 1차 접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늘려 올해 2분기 1차 접종 대상을 최대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AZ 백신 접종 간격이 더 길어져도 항체 형성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백신 수급 불안이 지속돼 2차 접종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1차 접종 인원만 늘리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AZ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현재 10주에서 12주로 늘리고 최소 잔여량 주사기(LDS)를 이용해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2분기 1차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는 내용의 ‘예방접종 2분기 시행계획’ 보완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올 상반기에 국민 1200만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재 확보한 백신 물량으로는 어림없다. 현재까지 도입됐거나 도입 일정이 확정된 물량은 904만여명분에 불과하다. 정부는 2분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이 화이자 백신 629만7000만회분, AZ 백신 910만회분으로 총 1539만7000만회분이라고 밝혔다. 한 사람당 두 차례 접종하는 것을 고려하면 770만명분에 그친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보건의료단체장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주사기에 분주(백신을 주사기에 나눠 옮김) 하고 있다. 뉴시스

더욱이 도입 일정이 확정된 물량도 전 세계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봤을 때 제때 공급될지 불투명하다. 지난달 말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69만회분이 들어올 예정이던 AZ 백신도 인도의 백신 수출 중단으로 지난 3일 43만2000회분만 들어왔다. 화이자 백신도 EU가 백신 수출을 규제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지난해 계약을 확정한 얀센과 모더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구매계약을 추진한 노바백스는 아직 도입 일정도 안 나온 상태다. 정부는 AZ 백신의 경우 1차 접종도 예방 효과가 크고 2차 접종과 간격이 조금 더 길수록 효과도 좋아진다는 근거를 대고 있지만 2차 접종 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번만 접종해도 예방 효과가 올라가면 식약처가 왜 2차 접종을 허가했겠나”라며 “이 결정을 바꾸려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야 하는데, 확진자가 늘고 백신 추가 확보 대안이 없으니 정부가 원칙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접종 간격이 길어지면 2차 접종 직전에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져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할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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