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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구슬? 돌멩이?” 오세훈, 용산 참사 발언 논란 되자 “풀 텍스트 봐달라. 거듭 죄송”

입력 : 2021-04-02 09:06:22 수정 : 2021-04-02 0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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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용산 참사는 임차인들의 과도한 폭력이 사건의 본질” → “사실 과도하고 성급한 진압이 불러온 참사의 측면이 있었다” / 박영선 “오 후보의 서울시와 당시 경찰이 만들어낸 비극” / 용산참사 유가족 “전혀 반성 없이 철거민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 굉장히 소름” / 민주노총 “욕도 아깝다”

 

국민의힘 오세훈(사진) 서울시장 후보가 12년 전 발생한 ‘용산 참사’에 관해 “임차인들의 과도한 폭력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자 “책임을 느낀다”며 몸을 낮췄다.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관훈토론회에서 “용산 참사는 임차인들의 과도한 폭력이 사건의 본질”이라면서 “재개발 과정에서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이라는 시민단체가 가세해 매우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 쇠구슬이었나? 돌멩이었나? 그것들을 쏘며 저항하고 건물을 점거했는데, 거기에 경찰이 진입하다 생겼던 참사”라고 규정했다.

 

용산 참사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2009년 1월20일 새벽 경찰이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의 남일당 4층 건물을 점거 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에 불이 붙어 농성자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오 후보의 이런 용산 참사 관련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다음 날인 1일 서울 용산구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을 방문해 “오 후보의 발언은 대단히 잘못”이라며 “10년 전 실패한 시장에서 단 하나도 변화된 게 없는 본인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세상가 상인들의 사정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 재개발을 추진했던 시장으로 현재 반성적 인식이 심각하게 결여됐다”며 “용산 참사의 본질은 서민의 삶과 시민의 목소리가 공권력에 의해 처참히 짓밟혔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 후보의 서울시와 당시 경찰이 만들어낸 비극이다. 당시 용산 참사를 부른 뉴타운 재개발 광풍의 책임은 오 후보에게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풀 텍스트,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한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방송하고 인용하면 그런 식의 공격은 가능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사실 과도하고 성급한 진압이 불러온 참사의 측면이 있었다. 그 점에 대해서 당시 서울시장으로서 분명히 책임을 느끼고 죄송하단 말씀까지 다 드렸는데 그 부분은 생략된 채 앞부분만 보도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아무리 재건축·재개발이 주택 공급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임차인의 권익이 최대한 보장되는 형태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됐어야 바람직한 행정이었다”며 “극한투쟁과 갈등의 모습이 나타난 건 분명 책임감을 느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던 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위를 막론하고 공권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좀 더 주의하고 신중했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한편, 용산 참사 유가족들도 즉각 반발했다.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 사무국장은 “본질은 세입자 대책 없이 폭력적으로 쫓아낸 무제한 개발”이라며 “전혀 반성 없이 철거민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에 굉장히 소름 끼친다”고 오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특히 오 후보의 민간 주도 재개발 정책에 관해 “10여년 전 뉴타운 시절로 회귀하는 공약으로 보인다”며 “또 다른 용산 참사를 감수하고라도 개발을 강행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용산 참사’의 책임을 당시 철거민들의 과격한 저항 탓으로 돌리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욕도 아깝다”는 단 한 줄의 논평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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