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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 주택난… '캥거루족'도 늙어간다

입력 : 2021-03-31 06:00:00 수정 : 2021-03-30 20: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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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44세 미혼인구 조사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
취업자 비율 58% 그쳐
“고용 악화 속 주택비용 상승
독립 못하고 부모 의지 급증”

30대 미혼 남녀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0일 발간한 계간지 ‘KOSTAT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 실린 ‘저(低)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 중인 비율은 54.8%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개발원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20%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의 세대 유형을 조사한 결과다.

연령집단별 부모동거 비율은 30대 초반(30∼34세) 57.4%, 30대 후반(35∼39세) 50.3%였다. 40대 초반(40∼44세)의 44.1%도 부모와 같이 살았다. 조사 대상인 20∼44세 미혼 인구 전체의 부모동거 비율은 62.3%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취업자 비율은 57.9%에 그쳐 경제적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꾸려가는 미혼 ‘나홀로 가구’(1인 가구)의 취업자 비율은 74.6%로 부모동거 가구보다 16.7%포인트나 높았다.

주거 형태별로는 부모동거 미혼 인구는 자가가 70.7%로 가장 많았고 월세(14.8%), 전세(12.1%) 등 순이었다. 미혼 1인 가구는 59.3%가 월세이고, 자가는 11.6%에 불과했다.

박시내 통계계발원 서기관은 “청년층 고용 불황이 지속되고 주거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 세대에게서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은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결혼하지 않은 30∼44세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13.9%, 여성이 3.7%로 10.2%포인트 차이가 났다. “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은 남성이 31.5%, 여성이 17.7%로 13.8%포인트 벌어졌다.

이에 비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견해는 남성이 45.9%, 여성이 61.6%로 여성이 15.7%포인트 높았다. 또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답변은 남성이 6.4%, 여성이 15.5%였다.

비혼의 주된 이유는 미혼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은 18.4%가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를 꼽았다. 이어 “소득이 적어서” 15.0%, “결혼에 적당한 나이를 놓쳐서” 10.9% 순이었다. 미혼 여성도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23.4%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2순위는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9.3%), 3순위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12.4%)로 남성과 차이가 있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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