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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퇴직자 영입 건축사무소들, LH 용역 절반 싹쓸이”

입력 : 2021-03-30 06:00:00 수정 : 2021-03-29 23: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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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2015∼2020년 내역 분석
.“사무소 47곳에 퇴직 90여명 취업
변창흠 사장 시절 급격히 늘어나
수의계약 톱10 모두 전관 사무소”
LH “특정업체 선정 불가” 반박
서울 강남구 LH 서울본부 모습.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가운데 LH 출신을 영입한 건축사무소들이 LH 사업을 대거 수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LH 사업의 수의계약 규모가 급증했고, 대부분 LH 퇴직자를 채용한 이른바 ‘전관 건축사무소’가 따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LH 측은 퇴직자 소속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5∼2020년 LH의 ‘설계용역 수의계약’과 ‘건설사업 관리용역 경쟁입찰’ 수주내역을 분석한 결과, LH 전관을 채용한 건축사무소들이 사업을 절반가량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경실련 분석 결과에 따르면, LH 퇴직자 90여명은 건축사무소 47곳에 취업했는데 이들 사무소는 이 기간 LH 설계용역 수의계약 297건(55.4%)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6582억원으로 전체 수의계약의 69.4%에 달했다. 이 사무소들은 건설사업 관리용역 경쟁입찰에서도 290건 중 115건(39.7%)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3853억원(48.0%)이었다.

경실련은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했던 2019∼2020년 LH의 수의계약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분석에서 2015년 633억원 규모였던 LH의 설계용역 수의계약은 2020년 154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9년에는 전체 사업 계약금액(2895억원)의 72.9%를 LH 전관 사무소들이 싹쓸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수의계약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LH 전관 사무소들이었다. 상위 10개 업체의 수의계약 건수는 121건으로 23%를 차지했고, 계약금액은 3596억원(38%)에 달했다. 경실련은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에 대한 수의계약 체결이 모두 변 장관이 LH 사장 재직 시절에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2015∼2020년 건설사업 관리용역 290개 사업 중에서도 LH 전관 사무소가 수주한 사업은 115개로 39.7%에 달했고, 사업비는 3853억원(48%) 규모였다.

경실련은 “업체들은 담당을 둬 LH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 전관들까지도 관리했다”며 “특히 변 장관이 LH 사장이던 2019∼2020년에 수주사업 건수와 금액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땅 장사·집 장사뿐만 아니라 퇴직 이후에는 사업 수주 로비스트를 양성하는 LH는 해체돼야 한다”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청을 신설하고, 사장 시절 수주 독식을 방조한 변 장관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의 주장에 대해 LH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LH는“건축설계용역 업체 선정은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른 경쟁(공모) 방식에 의한 것으로 일반 수의계약이 아니다”면서 “건축서비스법 및 건축설계공모 운영지침에 따라 외부인 5인이 포함된 7인의 심사위원이 설계안을 공정하게 심사·평가하고 있어 특정업체 선정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에서는 LH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쏟아졌다. 부동산적폐청산시민행동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지개발촉진법의 비밀주의 개발 방식과 LH의 무소불위 권력이 투기 사태를 낳았다”며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권구성·나기천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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