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 영구 메모리(Persistent Memory. 데이터 보존성 메모리)보다 성능과 용량이 대폭 향상된 메모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정명수(사진) 교수팀은 비휘발성 메모리(NVDIMM. 정전 시 데이터 보존 가능 메모리)와 초저지연 반도체 저장장치(SSD)를 하나로 통합해 성능과 용량을 대폭 향상한 ‘메모리-오버-스토리지’(MoS)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NVDIMM은 운영체제(OS) 도움 없이 중앙처리장치(CPU)가 직접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대안으로 인텔의 ‘옵테인 메모리’와 메모리 드라이브 기술 등이 있으나 NVDIMM에 접근할 때마다 OS 도움이 필요해 읽기·쓰기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진다.
정 교수팀의 MoS는 인텔 옵테인보다 메모리 슬롯당 4배 넘는 테라바이트(TB=1024GB) 수준의 저장 용량을 제공하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는 더 빠르다.
초저지연 SSD를 주메모리로, NVDIMM을 캐시(느린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빠른 메모리에 복사해 두는 기법) 메모리로 각각 활용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대용량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NVDIMM 단독 사용 때와 비슷한 성능을 유지해준다.
정 교수는 “MoS 기술을 소프트웨어 기반 메모리 드라이브나 옵테인 영구 메모리 기술과 비교할 때 45% 절감된 에너지 소모량으로 110%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달성했다”며 “대용량 처리와 시스템 장애에 민감한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어 일부 해외 유수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관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오는 6월 열리는 컴퓨터 구조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인 ‘이스카(ISCA) 2021’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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