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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새 삶 얻고, 다시 꿈꿀 수 있게 돼 기뻐”

입력 : 2021-03-09 01:00:00 수정 : 2021-03-08 21: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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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최현지 주무관 ‘생명나눔 실천’
혈액암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
“앞으로 ‘작은 힘’이라도 보태
이웃과 함께하는 삶 이어갈 것”

충북의 한 20대 공무원이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8일 충북 보은군에 따르면 속리산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최현지(28·사진) 주무관이 지난달 혈액암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를 만들어 내는 줄기세포로 신체에 일정한 혈액 세포가 존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과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 위해서 수년에서 수십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최 주무관은 2014년 대학 다닐 때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캠페인에서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로부터 7년 후인 지난해 12월 협회에서 HLA 유전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유전형과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최 주무관은 가족들과 기증을 상의해 동의를 얻었다. 이후 지난 1월 중순부터 한 달여 동안 건강검진과 조혈모세포 촉진제 주사를 맞는 등 힘든 과정을 견뎌내고 조혈모세포 채취를 무사히 마쳤다. 조혈모세포 채취에만 4시간 정도 걸렸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는 기증자와 수혜자 간의 비밀 유지를 위해 일정과 인적사항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최 주무관도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누가 받았는지 모르는 상태다.

최 주무관은 고교 시절 청소년적십자 회장을 지냈고 대학에선 서울시가 운영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동행’에 참여해 초등학교 등지에서 방과 후 도우미 교사로 활동했다. 또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에 5년째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턴 국경없는 의사회에도 후원을 시작했다.

최현지 주무관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고 오히려 기증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거창하진 않지만, 작은 힘을 보태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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