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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울렁거림 없어”… 접종 전 긴장감 환한 웃음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2-26 18:57:52 수정 : 2021-02-26 2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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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현장 첫날 표정

금천선 1호 접종자 열올라 대기
의료진 “항상 하던 일인데 떨려”
文대통령 마포보건소 찾아 참관
“현장 보니 국민신뢰 받기 충분”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긴장감이 역력한 50대 여성이 26일 오전 8시59분 서울 도봉구 보건소를 찾았다. 발열 체크와 출입자 명부 작성을 마친 이 여성은 접수와 예진 창구를 지나 핑크색 커튼 뒤 의자에 앉았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다가왔다. 의료진은 팩스기기처럼 생긴 상자에서 유리병을 조심스럽게 꺼내 주사기에 약물을 주입한 뒤 주삿바늘을 이 여성의 팔에 꽂았다. 8초 정도가 지나자 의료진은 바늘을 뽑고 “2분 정도 소독솜으로 눌렀다 떼라”고 안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전국에서 일제히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오전 전국 보건소와 요양원에서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동시에 시작됐다. 서울 도봉구 보건소의 첫 번째 접종자인 김정옥 노아재활요양원장은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마치고 나니) 기쁠 뿐”이라며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 원장은 “지난 1년간 요양원 어르신들께서 가족, 자녀들과 면회를 한 번도 못 해 힘들어했다”며 “집단면역이 형성돼 어르신들이 마음껏 면회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접종 창구 맞은편 소파에서 15분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했다. 그는 “독감백신을 맞았을 때도 미열이나 약간의 울렁거림이 있었다”며 “속이 울렁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찮다”고 밝혔다. 이날 도봉구 보건소에서는 요양시설 종사자 약 60명이 접종을 받았다.

현장에서는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봉구 보건소 두 번째 접종자인 오정화씨는 “백신 종류에 따라 예방 효과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괜찮다”며 “접종이 시작돼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을 마친 시민이 휴식을 취하며 안내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첫 백신 접종인만큼 시민과 의료진 모두 긴장감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처음 접종할 예정이었던 요양보호사 류경덕(64)씨는 너무 긴장한 탓에 접종 직전 열이 37.5도까지 올라 잠시 안정을 취했다. 류씨는 “(첫 접종이라) 긴장을 안 할 수 없다”며 “그래도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 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광주보훈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맡은 이현지(40) 간호사도 “온라인과 병원 자체 훈련을 통해 코로나19 접종 교육을 받았다”며 “항상 하던 예방접종이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첫 접종이라 조금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확진자가 나오면서 접종 장소인 보건소가 폐쇄되는 일도 벌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보건소 직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임시폐쇄됐다. 이 직원은 지난 21일 집단감염 사태가 빚어진 요양병원을 점검한 후 이틀 뒤인 23일 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25일 진단검사를 받았다. 성남시 관계자는 “분당구 보건소의 백신 접종은 다음 달로 예정돼 접종과 관련한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함께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이 보건소의 1호 접종자인 김윤태 푸르메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장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에게 “대통령에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 라고 농담을 던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예방접종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오상철 마포보건소장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예방접종 계획을 보고받은 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접종할 날짜를 다시 지정해 줍니까”, “(백신 보관시설이) 원래부터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 참관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국민께 일상회복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전해드린다”며 “현장의 백신 관리와 보관, 접종 과정은 모든 국민께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접종 이후의 사후 관리도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정필재·이도형·안승진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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