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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탈 것인가… 삶을 바꾸는 ‘모빌리티 혁명’

입력 : 2021-02-06 03:00:00 수정 : 2021-02-05 2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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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친환경 전기차 주장 반박
3D 프린터로 車 만드는 혁신부터
목적지까지 최적의 교통편 제공
유료 ‘모빌리티 구독서비스’ 까지
다양한 이동수단 산업 미래 예측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친환경적인 자동차 제조공법을 추구하고 있는 ‘다이버전트 3D’의 최고경영자 케빈 칭거가 2019년 자사 기술로 만든 자동차에 기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다이버전트 3D 공식 트위터 캡처

바퀴의 이동/존 로산트·스티븐 베이커/이진원 옮김/소소의책/1만8000원

 

이동은 우리가 밥을 먹는 것만큼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동할 수 없다면 우리는 서로 만나지도, 제대로 일하거나 즐기지도 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셧다운 조치 등은 우리에게 이동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오늘날의 복잡한 도시에서 이동수단(모빌리티)은 우리 삶의 시간표와 산업 지형, 지구의 미래 등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이곳에서 우리는 네 바퀴 달린 존재에 몸을 의탁하지 않으면 무엇도 할 수 없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매일 출근과 퇴근 시 각각 30분씩 일주일에 5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서비스나 앱이 있다고 권한다면 이를 위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책 ‘바퀴의 이동’에서 저자는 향후 10년이 이처럼 새로운 이동 방법·방식을 찾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이전과 달리 하나의 상징적인 기술이 주도해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헬싱키에서는 실험적이지만, 앞으로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혁신이 일어나는 중이다. 인구 65만명의 작은 도시 헬싱키는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mobility as a service)의 앞글자를 따 ‘마스(MaaS)’라고 이름 붙은 이동수단 구독 서비스가 시험 중이다. 이 서비스는 매달 모빌리티 구독권을 판매한다. 구독자는 앱을 통해 목적지와 도착 시간을 지정하고 앱은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아준다. 예를 들면 공유차량을 통해 트램 역까지 이동한 후 트램을 타고 내려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로를 추천받을 수 있다. 모든 교통편을 이용하는 데 드는 요금이 구독료에 포함돼 있다.

존 로산트·스티븐 베이커/이진원 옮김/소소의책/1만8000원

마스를 사업화한 40대 초반의 삼포 히에타넨은 “근 1세기 동안 교통 부문에서 생산성의 도약은 없었다”면서 “이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무장한 우리는 다음 도약을 할 준비가 됐다”고 야심차게 선언했다. 마스 구독자는 자동차를 소유, 유지하는 데 드는 수천유로를 절약하는 동시에 이동 과정에서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이동수단의 혁신은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현대의 이동수단인 자동차도 혁신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은 전성기가 지난 지 오래고, 앞으로는 더욱 빠르고 안전하면서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자동차 혁신이나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을 말하면 으레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차 혹은 자율주행차를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전기차가 친환경적일까.

로스앤젤레스의 ‘다이버전트 3D’의 케빈 칭거는 전기차에 대한 이런 의문에 답한다. 전기차를 만들어내는 지금의 과정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며, 이는 원료 가공, 부품 제작, 조립까지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말이다.

칭거의 깨달음에는 업계에서 환영받지 못한 하나의 보고서가 있었다. 2009년 국립과학아카데미가 제작한 500쪽 분량의 ‘숨겨진 에너지 비용’에는 자동차 제조에 소비되는 막대한 에너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돼있다. 에너지 소비는 철광석을 캐내는 광부들이 땅속 깊이 파고들어 산더미 같은 철광석을 운반하여 기차나 바지선에 싣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철광석은 수백km 운반되어야 하고 제철소에 도착하면 코크스라 불리는 단단한 석판으로 가열된 철 펠릿들이 섭씨 1650도에 육박하는 용광로로 들어가 용해된다. 공정의 각 단계마다 많은 연료를 태우며 대기 중에는 수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게다가 무거울수록 미는 힘이 더 필요하다는 단순한 물리학 법칙이 칭거가 테슬라에 대한 친환경적 이미지를 깨는 데 일조했다. 2009년 처음 등장한 테슬라 모델 S의 시제품 무게는 2t이었는데, 이 가운데 4분의 1이 배터리 무게였다. 이를 움직이는 전기는 엄청난 양이어야 하고, 전 세계 전기의 약 3분의 2는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만든다. 그래서 다이버전트 3D는 자동차 제조공정을 획기적일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을 떠맡기로 했다. 컴퓨터가 자동차를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자동차 부품을 찍어낸다.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무게도 보통 자동차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이동방식이 변하면 우리의 생각도 변할 것이고 삶의 터전인 도시도 그에 맞춰서 변화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즉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좌우하는 시장이 이동수단 산업인 셈이다.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믿고 맡겨도 될 만큼 안전할까. 도시 상공을 날아다니는 에어택시는 추락하지 않을까. 드론에 적합한 임무는 무엇일까. 온갖 이동수단의 미래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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