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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커피전문점 시장 세계 3위… 카드사와 협업 확산 [이슈 속으로]

입력 : 2021-01-30 21:00:00 수정 : 2021-01-30 10: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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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는 지금 ‘커피전쟁’ 중
1인 커피 소비 연 353잔… 세계 평균 2.7배
2018년 커피전문점 매장 외식 전체 3위
카드사, 인기 편승 PLCC로 특화 서비스
현대카드, 2020년 스타벅스와 손잡고 포문
국민카드 ‘콩다방’ 커피빈과 3월 첫 출시
PLCC는 아니지만 신한·롯데 등도 혜택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과 송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6월 열린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파트너십 협약식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며 대화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34·여)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커피마니아로 통한다.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김씨는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다양한 커피를 즐긴다. 워낙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다양한 메뉴를 마셔보는 게 취미가 됐다. 커피전문점마다 맛있는 커피 종류를 꿰뚫고 있는 김씨인지라 그와 함께 커피전문점을 함께 찾는 지인들은 메뉴 추천을 부탁하곤 한다. 김씨는 “커피전문점 브랜드마다 약간씩 커피 맛이 다르고, 각각의 시그니처 메뉴들이 있다. 폴바셋에선 카페라테, 커피빈에선 헤이즐넛 라테, 스타벅스에선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즐긴다”면서 “신용카드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커피전문점 할인 혜택이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스타벅스나 이디야 전용 신용카드까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커피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커피 시장은 해가 갈수록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2018년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하루에 1잔꼴이다. 이는 세계 평균 소비량인 132잔의 약 2.7배에 달하는 수치다.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커피 관련 지출은 2014년 월 7597원에서 2018년 1만5815원으로 배 이상 뛰어올랐다.

커피 소비가 크게 늘면서 카드업계도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다. 커피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할인 혜택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자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만들어 특정 커피전문점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금 ‘커피전쟁’ 중이다.

◆커피전문점 매출 규모는 세계 3위

커피 시장은 커피제조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도소매점을 통해 유통하는 시장과 커피전문점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캔커피와 스타벅스에 가서 사 먹는 커피 시장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얘기다. 2019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커피제조기업의 생산 제품과 커피전문점의 매출액 규모 시장 비중은 각각 37.5%, 62.6% 수준으로 파악된다.

한국 커피전문점 시장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2007년만 해도 3억달러 규모였던 한국의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2018년엔 43억달러까지 늘어났다. 2007년에 32억달러로 세계 2위 시장이었던 일본이 11년간 8억달러 정도 늘어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성장 속도다. 현재 한국 커피전문점 시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하면 미국(261억달러), 중국(51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중국이 세계 인구 1위, 미국이 3위임을 감안하면 인구 5500만명에 불과한 한국이 세계 3위라는 것은 온 국민이 커피를 즐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수는 2018년 기준 1만5481여개로 외식 업종 중 한식(1만7810개), 치킨(1만7440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수 기준 상위 5개 업종인 한식과 치킨, 커피, 주점, 분식 중 커피를 제외한 나머지 4개는 해가 갈수록 매장수가 감소하고 있다. 반면 커피는 2014년 1만1000여개에서 1만5000여개로 43.8%가 증가했다.

◆‘별다방’ VS ‘콩다방’… “PLCC로 붙어보자”

한국의 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커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신용카드사들은 커피 전문 브랜드와 ‘컬래버’(협업)를 늘리고 있다. 신용카드에 커피전문점 할인 혜택이 포함된 것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이제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특정 커피 브랜드에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PLCC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커피전쟁에 불을 확 댕긴 것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현대카드의 스타벅스 PLCC다. 스타벅스는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특정 카드사와 상품을 내놓은 게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업계의 독보적인 1위다. 1999년 이대점을 국내 1호점으로 시작한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 1500개 매장을 넘어섰다. 2018년 기준 스타벅스의 연간 매출액은 1조5223억원으로 가맹점수 기준 상위 5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 요거프레소, 커피에반하다, 빽다방)의 매출액 합(1조3547억원)을 넘어설 정도다.

스타벅스와 컬래버해 현대카드가 내놓은 ‘스타벅스 현대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외 카드 이용금액이 3만원씩 누적될 때마다 스타벅스의 리워드 포인트인 ‘별’을 1개씩 적립해준다. 별은 카드 사용에 따라 바로 다음 날 적립되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제까지 신용카드 리워드는 카드대금 납부에 맞춰 월 단위로 제공하는 게 통상적이었지만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고객들이 거의 매일 커피를 마신다는 점을 감안해 ‘일일 리워드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5만장의 발급 수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에 이어 신용카드사와 컬래버를 펼치게 될 커피 전문 브랜드는 ‘콩다방’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커피빈이다. 지난해 12월 KB국민카드는 커피빈코리아와 PLCC 출시를 발표했고, 3월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디자인과 혜택 구성 등 실물 카드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커피빈 멤버스 앱에서 카드를 신청·발급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전산상 연동 작업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한국에 첫 매장을 내놓은 커피빈은 대형 커피전문점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던 2000년대 초반 미국식 커피문화를 국내에 전파한 1세대 브랜드다. 한때는 스타벅스와 함께 커피업계의 양대산맥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승승장구하며 업계에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면 커피빈은 프리미엄 콘셉트의 차별화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며 업계 순위는 점점 떨어졌다. 매장수만 비교해봐도 스타벅스가 1500개인 반면 커피빈은 지난해 말 기준 278개다. 여기에 매출액 규모도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카페 이용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데도 차이가 있었다. 스타벅스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나 업무를 보는 사람들) 친화 정책을 적극 받아들인 반면 커피빈은 3~4년 전만 해도 와이파이나 콘센트 등이 거의 없었다. 커피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피빈이 초창기엔 프리미엄 이미지로 소비되긴 했으나, 이젠 그 이미지는 ‘블루보틀’ 같은 새롭게 들어온 브랜드에 그 자리를 빼앗겼다. 그런 상황에서 카공족 등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니즈(Needs)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도 큰 차이가 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커피빈과 합작해 내놓게 될 ‘커피빈국민카드’(가칭)는 KB국민카드 최초의 PLCC다. 커피업계에서 입지가 많이 흔들리고 있는 커피빈과 협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수나 매출액에선 업계에서 5위권 밖에 밀려나 있긴 하지만, 커피빈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상당히 높은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커피빈이 매장수가 적고, 커피 가격이 타브랜드에 비해 다소 비싸 소비층이 적긴 해도, 커피 맛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덕에 마니아층은 탄탄한 편”이라면서 “KB국민카드의 첫 PLCC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도 생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산 커피 브랜드들이 가맹점 위주의 체제인 반면 커피빈은 모든 매장이 본사인 ‘커피빈코리아’가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PLCC 출시에 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모든 매장이 직영으로 운영되면 마케팅이나 홍보 등을 전 매장에 일괄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PLCC는 아니지만…우리도 있다”

이미 성황리에 팔리고 있는 스타벅스 현대카드와 3월에 출시될 커피빈국민카드처럼 PLCC는 아니지만, 다른 카드사에도 커피에 특화된 할인 혜택을 담은 카드가 여럿 있다.

신한카드는 3000개가 넘어 국내 매장수 1위인 ‘이디야커피’와 제휴해 ‘이디야 신한카드 테이스티’를 2016년에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하루 1회(최대 5000원), 월 10회 한도 내에서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에선 ‘로카 포 커피’(LOCA for Coffee)와 ‘라이킷 펀 플러스’(LIKIT FUN+)가 커피를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상품이다. 로카 포 커피는 스타벅스와 폴바셋, 빽다방, 투썸플레이스에서 결제 시 50%를 할인해준다. 라이킷 펀 플러스는 스타벅스에서 간편결제 시 60%, 실물카드 결제 시 5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우리카드에선 ‘카드의 정석’ 시리즈 중 온라인 발급 전용 상품인 ‘D4@카드의정석’의 커피 할인 혜택이 좋다. ‘D4@카드의정석’의 영문자 D4는 디스카운트 포(Discount Four)의 약자로,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폴바셋에서 55% 할인(월 할인한도 1만1000원)을 받을 수 있다. 11월과 12월에는 커피전문점 통합 월 할인한도가 2만2000원으로 2배로 늘어난다.

삼성카드의 ‘탭탭O’는 스타벅스에서 50% 할인을 받거나 스타벅스를 포함한 커피업종 30% 할인 중 하나(1만원 한도)를 선택할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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