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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차량에서 '차박'하던 50대 4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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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15 10:38:47 수정 : 2020-12-15 10: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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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캠핑 '차박' 안전사고 주의 해야
겨울철 캠핑 난방기 사고 해마다 반복… 주의 필요
지난 14일 오전 전남 고흥군 금산면 한 주차장에서 경찰이 캠핑용으로 개조된 버스에서 잠을 자던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와 관련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영향으로 차에서 숙박하는 이른바 ‘차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개조 차량에 설치한 난방기를 틀고 자던 50대 남성 4명이 죽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겨울철 캠핑 ‘차박’ 차량의 난방기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전남 고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주에 거주하던 A(54)씨 등 일행 4명은 지난 12일 겨울 바다를 즐기기 위해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로 향했다. 코로나19 상황이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대면할 필요 없는 차박을 계획하고 있던 A씨 일행은 걱정이 없었다. 

 

45인승 버스의 좌석을 모두 들어내고 숙박을 할 수 있도록 캠핑용으로 개조한 A씨의 차량을 동원했다. A씨는 이 차량을 중고로 구매했다. 12일 오후 7시쯤 거금도 한 공원 주차장에 도착한 이들은 여행을 즐기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그렇게 잠든 A씨 일행은 도착한 지 꼬박 하루가 지난 13일 오후 8시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내면서 수색에 나선 경찰은 신고 접수 7분 만에 이들이 탄 버스를 찾았다. 

 

경찰관이 창문을 두드리자 A씨와 일행 1명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술을 마시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을 많이 잔 것으로 생각했다. 여전히 깨지 않은 친구 2명도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하고 깨우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 A씨는 버스를 몰고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구토와 한기 증상으로 인근 체육시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A씨는 자고 있던 친구를 깨워봤지만, 일어나지 못하자 119에 신고했다. 

 

끝까지 깨지 못했던 2명 중 1명은 숨졌다. 나머지 1명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옮겨져 고압산소 치료 등을 받고 있다. A씨 일행은 잠들기 전 추위를 피하려고 버스 바닥에 설치된 무시동 히터를 켜고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무시동 히터는 차량 시동을 끄더라도 난방을 할 수 있도록 전기와 경유를 사용해 따뜻한 바람을 공급하는 난방기다. 경찰은 무시동 히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차량 내부로 유입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감식을 벌였다. 

지난 14일 오전 전남 고흥군 금산면 한 주차장에서 경찰이 캠핑용으로 개조된 버스에서 잠을 자던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와 관련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특히 버스 개조가 불법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겨울철 캠핑 난방기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월엔 고흥군 남양면 한 휴게소에서 일가족 5명이 캠핑용으로 개조된 45인승 버스에서 잠을 자다 가스에 중독돼 1명이 중태에 빠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울산과 경기에서도 겨울철 텐트에서 난방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차량에서 난방기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난방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휴대하는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안∙고흥=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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