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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칼칼… 포장마차 생각나게 하는 겨울철 별미 [김셰프의 낭만식탁]

입력 : 2020-12-19 12:00:00 수정 : 2020-12-18 21: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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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매운 맛 속풀이에 딱… 술자리 마지막 장식
시원한 국물·쫄깃한 살… 영양·맛·가격 일석삼조
메인 요리로, 부재료로 많은 나라에서 사랑받아
삼삼오오 모여 있는 포장마차 테이블 위 양은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고추를 넣고 끓인 홍합탕이다. 청량한 매운맛을 머금은 따뜻한 홍합탕은 추운 몸을 녹여주며 겨울철 술자리의 마지막을 장식해 준다. 맛도 맛이지만 가격 또한 사랑스럽다. 옛날에는 기본 안주로 나올 정도로 가격이 저렴한 홍합탕은 간단한 재료로도 기가 막힌 맛을 낼 수 있다.

 

#포장마차처럼 맛있는 홍합탕 만들려면

홍합탕은 집에서 끓이면 포장마차 같은 맛이 안 난다. 그 이유는 끓이는 홍합의 양에 따라 국물의 감칠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계속 끓이며 우러나오는 홍합육수가 응축되며 시원한 맛을 더 내낸다. 물론 약간의 MSG도 한몫하겠지만 국물 요리는 업장처럼 대량으로 조리했을 때에 더 나은 맛을 얻을 수 있다. 홍합을 계속 끓이면 홍합살은 작아지고 식감도 푸석푸석해진다.

조금 번거롭지만 맛있는 홍합탕을 끓이려면 먼저 끓는 물을 넉넉히 준비하고 홍합을 2분 정도 담가 끓여준 뒤 홍합을 건져 따로 빼놓는다. 여기에 파, 마늘, 고추 등을 넣고 국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따로 건져준 홍합을 다시 넣어 1분가량 데우면 부드러우면서 쫄깃쫄깃한 홍합살과 시원한 국물을 같이 먹을 수가 있다.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국물 내는 홍합과 접시에 담는 홍합을 따로 선별한다. 국물 내는 홍합은 내내 끓여 주고 접시에 나갈 홍합은 마지막에서 열을 가하여 홍합의 식감과 풍미를 최대한 살려 나가는 방식으로도 조리를 하기도 한다.

호텔에서 막내로 근무할 적 겨울 홍합은 꽤 곤욕이었다. 조리도 간편하고 맛도 좋은데, 이 홍합이 껍질째 손님께 나가야 하는지라 여러 차례 깨끗이 씻어야 했다. 10㎏씩 들어오는 홍합을 한겨울 찬물에 수저 하나로 껍질에 붙은 따개비나 이물질을 벗기는 데 빨개진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쭈그려 앉아 홍합을 손질했던 기억이 난다. 엄격했던 주방 분위기에 따뜻한 물에 손 한번 녹이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고생해서 손질한 홍합은 겨울에 꽤 인기 메뉴였다. 오일에 마늘과 바질, 페페론치노를 넣고 홍합을 볶은 뒤 화이트 와인을 넣어 한번 끓인다. 여기에 토마토콩카세를 듬뿍 뿌려 나가면 모락모락 올라오는 그 풍미와 부드러운 홍합살은 정말 훌륭한 애피타이저로 사랑받았고 국물은 빵에 충분히 적셔 먹는데 그게 또 별미였다.

토마토 가스파초와 홍합콩피, 연어알

#홍합의 종류와 영양

홍합은 우리나라의 토산종 ‘담치’를 가리키는 단어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담치들이 우리나라 연안으로 들어오면서 이를 구별하기 위해 토산종을 참담치, 외래종을 진주담치로 부르게 되었다. 겉모양은 비슷하나 참담치의 크기가 압도적으로 크고 쫄깃쫄깃하다. 자연산인 참담치에 비해 작지만 번식력이 강하고 양식이 수월한 진주담치가 우리가 흔히 보고 먹을 수 있는 홍합이다. 유럽 화물선에 붙어서 기생하던 진주담치들이 한국 연안에 상륙해 번식하고 또 남해안 등지에서 양식되면서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연안은 이런 패류들이 자라기에 좋은 조건이라 굴 다음으로 많이 양식을 하고 있다.

홍합의 이름은 말 그대로 다른 조개들의 비해 매우 붉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전해진다. 홍합을 먹다 보면 붉은 홍합살과 흰 홍합살이 있는데 붉은 홍합은 암컷, 흰 홍합은 수컷이다. 일반적으로는 붉은색의 홍합살을 더 쳐주지만 국물을 내는 데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홍합미역국

#다양한 홍합 요리들

홍합은 많은 나라에서 사랑받는 재료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홍합탕, 홍합 미역국처럼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해물탕이나 짬뽕처럼 다른 요리의 부재료가 되기도 하는데 그 홍합이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홍합을 쪄서 말린 것을 ‘담채’라고 하며 우리나라의 참홍합은 워낙 상품이 좋아 그 옛날 중국 한나라 시대엔 중국으로 수출을 했다고도 한다. 쪄서 말린 홍합은 국물을 내거나 다시 불린 후 볶아 먹으면 쫄깃쫄깃하고 깊은 맛이 난다.

이탈리아에서는 홍합과 토마토소스를 넣어 끓이는 요리를 ‘주파 디 코제’라고 하는데, 허브를 바른 바게트에 소스를 찍고 홍합 살을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다. 스페인의 대표요리인 ‘파에야’에도 이 홍합은 단골 재료로 들어간다.

■홍합 스튜 만들기

<재료>

홍합 300g , 마늘 3톨, 양파 1/4개, 페페론치노 조금, 흑후추 조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50ml, 화이트와인 200ml, 바질 조금, 토마토소스 100ml , 소금 조금

<만들기>

①홍합 껍데기를 깨끗이 손질한다. ②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저민 마늘과 다진 양파를 넣고 향을 내준다. ③홍합을 넣어준 후 천천히 볶다 화이트와인을 넣고 뚜껑을 덮어준다. ④홍합이 입을 열면 후추, 다진 바질, 페페론치노를 넣고 한번 더 끓여준다. 간을 본 후 소금을 추가해도 괜찮다. ⑤토마토소스를 넣고 버무려 5분 정도 끓여 준 후 접시에 옮겨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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