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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린이 등하굣길 15초마다 시야 방해물

입력 : 2020-12-03 01:00:00 수정 : 2020-12-03 0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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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재단 ‘교통안전’ 보고서
1명 당 전체 시야 방해물 평균 58개
주정차 차량·벽·기둥·오토바이 順
시야 50% 이상 제한 물체 7번 만나
“휠체어 이동 장애인·노인에도 문제”
어린이 눈높이에서 찍은 화면. 오른쪽에 주차된 차량이 시야를 3분의 1가량 가리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 제공

서울 지역 어린이들은 등하굣길에 15.4초마다 시야를 방해하는 물체와 마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들의 교통사고 위험성을 키우는 최대 시야 방해물은 불법 주정차 차량이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본 통학로 교통안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어린이 시야를 가리는 방해요소들이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어린이들이 구글글래스·액션캠을 착용하고 통학로를 걷도록 했다. 은평구 3개 초등학교(녹번초·대조초·역촌초) 1∼3학년 학생 24명이 지난 7월20일부터 8월12일까지 촬영했다.

분석 결과 어린이들은 등하굣길에서 평균 15.4초마다 1개의 시야 방해물을 마주쳤다. 어린이 1명이 등하굣길에서 마주치는 전체 시야 방해물 수는 평균 57.8개에 달했다. 가장 많이 마주친 보행 시야 방해물은 주정차 차량(45.8%)이었다. 보행로의 불법 주정차 차량 문제가 해결되면 시야 방해를 상당수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길가나 도로 끝에 차가 주정차된 경우 차 가까이 가야 시야가 충분히 확보돼 보행 중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벽(24.5%)과 기둥(12.5%), 오토바이(5.6%), 수풀 (4.6%) 등도 어린이 시야를 방해하는 요인들이었다.

A어린이의 경우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에 81개의 시야 방해물을 마주쳤다. 차량 44회, 벽 25회, 기둥 13회 등으로, 차량은 A어린이의 시야를 평균 26.2% 가렸다. B어린이가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친 시야 방해물은 41개로 A어린이보다는 적었지만, 시야를 50%가량 가리는 방해물을 많이 마주쳐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야 방해물이 어린이의 시야를 제한하는 비율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 1명당 등하굣길에 시야를 50% 이상 제한하는 방해물을 7번 이상 마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해당 학교들은 인근에 단독주택과 빌라 등이 많은 지역으로 주차장이 부족해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은 곳”이라며 “특히 등교시간대에 주정차 차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장소에 따라 결과는 다르겠지만 통학로상 차량은 어린이의 보행안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라며 “통학로 주정차 차량 단속시스템 도입 등의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또 통학로 폐쇄회로(CC)TV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어린이들의 보행 패턴을 연구했다. 어린이들은 횡단보도가 아닌 차로로 이동하거나 보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은 등 성인에 비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패턴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은평구의 어린이 통학로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모델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이상돈 서울디지털재단 수석연구원은 “시야 방해물은 어린이뿐 아니라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 지팡이에 의지하는 노인 등 일반 성인과 다른 눈높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모두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차량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행약자의 안전을 위해 시야 방해물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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