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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못 구하자 빌라로… 김현미 "빵이라면 밤새워 만들겠다"

입력 : 2020-12-01 06:00:00 수정 : 2020-12-01 07: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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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매매 전달대비 14% ↑
아파트 전세난에 ‘풍선효과’ 작용
대출 규제 덜해 투기수요도 몰려

김현미 장관 국토위 현안 보고
“아파트 공급 준 건 인허가·택지 축소때문
호텔 리모델링, 월세 25만∼30만원 될 것”
서울 송파구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서 준공 20년이 넘는 59㎡ 아파트에 전세를 살던 40대 A씨는 이달 초 연립주택을 매입해 이사했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한다는 소식을 듣고 올여름부터 주변 단지는 물론 인근 경기 고양시까지 훑었지만, 결국 마땅한 전셋집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아파트 전세는 매물도 귀하고 가격도 너무 올라서 결국 원래 살던 곳 근처의 연립주택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다세대·연립주택이 3개월째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는 4591건으로 9월(4012건)보다 14.4% 증가했다. 올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지난 1∼5월에는 5000건을 밑돌다가 6월부터 급격히 늘어 7월에는 7827건으로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사 비수기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하다가 지난달부터 반등하는 모양새다.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 급증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91.8)보다 0.5포인트 상승한 192.3으로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역대급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부 주택 소유자는 서울 외곽의 아파트를 매입하기도 했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 매매가격이 부담된 수요자들은 다세대나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6·17 대책으로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는 전세자금 대출이 제한되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여전히 전세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갭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7·10 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하면서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세금 부담도 적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9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가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했다. 아직 신고기간이 한 달 가까이 남긴 했지만 이번달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1809건)도 아파트 매매건수(1726건)를 약간 웃도는 상황이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몰리며 다세대·연립주택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조사에서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2포인트 상승했고, 중위매매가격은 2억7383만원으로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새워 만들겠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정부의 부동산 전·월세 대책과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쟁점이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 전세대책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것과 관련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호텔 리모델링’ 전세대책에 대해선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30만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 상승이 ‘호텔 거지’를 양산한다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지적엔 “(리모델링된 호텔에) 한 번 가보시면 우리 청년들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을 정부가 공급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늦추거나, 아예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까지 고려해 재산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며 정부 부동산 대책에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노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서울 마포갑으로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김 장관은 또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최근 김해신공항 추진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백지화까지는 규정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그 문제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신공항으로 가덕도가 구체적으로 언급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김 장관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해 나가야 하는 상태다.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검토를 해서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여권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도 불구하고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3∼27일 전국 성인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부울경 지역에서 각각 29.9%, 33.5%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8%포인트 올랐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1.3%포인트 상승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세준·곽은산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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