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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90% 면역 효과 발표에
연구원, 용량 투여 실수 드러나
“참가자에 고령층 없어” 지적도
긴급사용 승인 지연 우려 목소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이미지. 뉴스1

보관이 용이하고 구매 가격이 4달러에 불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측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공동개발 옥스퍼드대)을 두고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방효과가 90%에 달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실수로 용량을 다르게 투입한 뒤 나온 결과인 데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이 해당 임상에서 제외됐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접종 때 백신 1회 접종분의 절반만 투여하고, 2차 접종에 1회분을 정량 투입했더니 면역 효과가 90%에 달했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업체 측은 1, 2차 접종 모두 정량을 투입해야 하지만 연구원의 실수로 용량을 다르게 투여했는데 오히려 정량 투입 효과(62%)보다 더 높은 예방률을 보였다고 밝혔고, 외신은 ‘우연이 만든 행운’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 백신의 신뢰도를 담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우선 예방효과 90%를 보인 임상시험의 참가자에 고령층이 제외됐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 초고속 백신 개발 작전을 이끌고 있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24일 용량을 다르게 투입한 임상시험이 55세 이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만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측도 이튿날 이를 인정했다.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고령층이 포함될 경우 예방효과 90%라는 결과를 담보할 수 없는 셈이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중요 정보를 누락한 점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용량을 다르게 투여한 임상시험의 참가자가 2741명, 정량 투여 참가자가 8895명이라고 밝혔고 이 중 131명의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저용량, 정량, 가짜약(플라시보)에서 각각 감염자가 몇 명 나왔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영국, 브라질에서 임상시험이 각각 실시됐는데, 결과를 합쳐서 발표한 것도 백신 임상시험의 일반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NYT는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가 제기되면서 긴급사용 승인 신청까지 더 많은 시일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백신은 ‘백신을 더 싸게, 널리 공급하겠다’는 구호 아래 개발돼 가난한 나라를 위한 백신으로 불린다. 가격이 1회분당 3~4달러로 화이자(20달러)나 모더나(32~37달러) 백신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6개월 보관할 수 있어 운반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긴급사용 신청이 지연될 경우 가난한 나라의 코로나19 종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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