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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도서 20초 유지…핵융압연, 인공태양 ‘케이스타’ 세계 최장 운전 성공

입력 : 2020-11-24 21:05:15 수정 : 2020-11-24 21: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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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에 한발 더…“2025년에는 300초 유지를 목표로 노력”
대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설치된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의 주장치 전경.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이 운영 중인 인공태양 ‘케이스타’(KSTAR)가 핵융합 발전의 최적 온도인 섭씨 1억도에서 초고온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상태)를 20초 동안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케이스타는 태양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다. 초고온, 고밀도 상태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케에스타와 같은 장치 내부에 연료를 넣고 핵을 구성하는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 뒤 이온 온도를 1억도 이상 초고온으로 가열하고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은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이며 케이스타의 20초 유지 성과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시우 핵융합연 케이스타 연구센터장은 24일 언론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윤 센터장은 “핵융합 에너지는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보다 효율은 10배 이상 높으면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 우려가 없는 차세대 청정 에너지”라며 “이번 성과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실험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1억도 초고온 플라스마 운전(이온 온도 기준)의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며 “2025년 300초 유지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상용화를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300초를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융합연이 이 같은 기준을 삼은 것은 플라스마 발생, 가열, 고온 플라스마와 관련 장비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현상 변화와 변수가 300초 내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핵융합 반응을 300초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고온 플라스마가 안정적이 돼 일종의 평형 상태에 도달하고, 그 결과 24시간 운전을 위한 기술적 과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이 참여하고 있는 ITER는 국제 핵융합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예정대로 오는 2035년 핵융합 에너지의 효율성 실증에 성공하면 2050년쯤 상용화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장치 건설 중이고, 핵융을 통해 투입 에너지 대비 10배 이상 더 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에는 핵융합을 통해 발생하는 고속 중성자 및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태양 중심 온도인 1500만도의 7배에 달하는 1억도 수준의 플라스마를 10초 이상 운전하기는 전 세계 핵융합 장치 중 케이스타가 처음이다. 앞서 핵융합연은 2018년 1.5초, 지난 3월에는 8초 넘게 각각 운전한 바 있다. 

 

핵융합연에 따르면 보다 긴 시간 운정하려면 핵융합 토카막 장치(초고온 플라스마를 자기장으로 가두는 도넛 모양의 장치) 내에서 초고온 플라스마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불순물이 없는 플라스마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극저온, 초고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도 관건이다.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케이스타와 같은 초전도 자석이 아닌 상전도 구리 자석을 이용하는 탓에 과도한 온도 상승으로 장시간 운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초전도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까워지는 현상을 이른다..

 

핵융합연은 내부에 자기 장벽을 만들어 플라스마 성능을 고성능 운전 모드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내부수송장벽’(ITB) 모드를 통해 장시간 플라스마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300초에 이르는 고성능 플라스마 운전을 위해 내년에는 디버터(플라스마에서 발생한 막대한 열 에너지를 진공 용기에 닳지 않도록 다른 곳으로 보내는 장치) 소재를 기존 탄소에서 텅스텐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열장치를 증설하고, 대용량 시뮬레이터 및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성능향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현재 사용 중인) 탄소(카본) 기반 디버터는 핵융합 재료와 반응해 위험도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반응이 안일어나는 고밀도의 무거운 금속 디버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텅스텐으로 교체하는 것은 300초 운전에 도전하는 핵심 업그레이드”라고 덧붙였다.

 

핵융합연은 이어 오는 2040년 케이스타가 생산한 핵융합 에너지로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실증로 ‘케이데모’(K-DEMO) 운전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실험에는 나용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공동 참여했다. 나 교수는 이번 성과에 대해 “케이스타 실험을 통해 장시간 초고온 운전에 성공함으로써 핵융합 에너지의 실현을 위한 핵융합로 운전기술 개발에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되었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지난 8월 시작해 내달 10일까지 진행되는 실험 결과와 더불어 올해 주요 성과는 내년 5월 ‘핵융합 연구자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융합 에너지 콘퍼런스(Fusion Energy Conference)에서 공개된다.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과 더불어 플라즈마 붕괴완화 실험 등 국내외 공동 연구과제를 포함한 110건의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또 ITER 관련 연구를 비롯한 핵융합 난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실험도 수행, 추가 연구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한편 유석재 원장은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핵융합 에너지 실현이라는 전 인류적 목표 달성을 위해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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